"인처너카드? 카드결제 수수료로도 골치 아픈데 감면해주면 좋죠. 그런데 처음 들어봅니다."

▲ 18일 부평문화의거리 한 상점에 인처너카드가맹점임을 알려주는 홍보물이 놓여있다.
▲ 18일 부평문화의거리 한 상점에 인처너카드가맹점임을 알려주는 홍보물이 놓여있다.
추석을 앞둔 17일 서구 정서진중앙시장 상인 오순덕(67) 씨는 인처너카드 가맹 혜택을 소개하자, 고개를 갸웃했다. 인처너카드는 지역 내 소비와 소상공인의 매출증대를 위해 시가 출시한 일종의 지역화폐다.

소상공인이 가맹점으로 등록하면 연 매출 3억 원 미만의 경우 카드결제 수수료를 감면(0.8→0.5%) 받을 수 있다. 사용자는 가맹점별로 3∼7% 할인 혜택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인천시민조차 인처너카드를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18일까지 이틀간 5개 구(남동구·남구·서구·부평구·중구)의 유명 전통시장과 주변 상권 상인들을 만났지만 인처너카드를 아는 이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남구 석바위시장에서 12년째 야채가게를 하는 공모 씨(49)는 "인처너카드를 라디오에서 들어봤을 뿐, 내용은 모른다"고 말했다.

모바일 앱을 보고 겨우 찾아 간 가맹점은 혜택과 사용 대상을 제대로 몰랐다. 지난달 초 가맹계약을 맺은 부평구의 한 상인은 "아직까지 인처너카드 결제 고객은 한 분도 없었다"며 "공무원들만 쓸 수 있는 카드인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명절을 나흘 앞둔 18일 부평종합시장에서 상인들이 장사를 하고 있다. 인천시는 소상공인 매출 증대를 위해 지난 7월 인처너카드를 출시했지만 가맹률이 저조하다.   장원석 인턴기자
▲ 명절을 나흘 앞둔 18일 부평종합시장에서 상인들이 장사를 하고 있다. 인천시는 소상공인 매출 증대를 위해 지난 7월 인처너카드를 출시했지만 가맹률이 저조하다. 장원석 인턴기자
높은 카드 수수료와 침체된 경기를 걱정하는 상인들의 시름은 여전했다. 정서진중앙시장 상인 A(50) 씨도 "우리 가게는 매달 100만 원 넘게 카드수수료를 내고 있다"며 "(인처너카드 사용으로) 수수료를 면제해준다면 좋을 것 같은데, 상인회에서 오는 공문 중에 그런 내용을 본 적은 없다"고 토로했다.

최근 TV프로그램 촬영으로 상권이 살아난 중구 신포국제시장 상인들도 카드수수료가 가장 큰 고민거리다. 청년몰 거리에서 네일숍을 운영하는 이세용(43) 씨는 "최근 방송으로 손님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카드결제 고객이 많아 수수료 부담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처너카드 가맹 혜택을 설명하자,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며 메모했다. 인처너카드가 자리 잡으면 상인들의 이익은 수수료 감면으로 그만큼 늘어난다.

부평종합시장에서 젓갈 장사를 하는 윤문기(50) 씨는 "카드수수료를 감면해 줄 것이라면 바로 해 줘야지 2020년까지 꼭 기다려야 하나…"라며 점진적 감면 계획에 아쉬움을 표했다.

청년 상인들은 카드수수료 감면과 모바일 앱을 통한 매장 홍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중·장년층 상인들은 앱 기반이라는 점에서 주요 고객들의 실질적 사용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18일 현재 인처너카드 발급자 수는 4천461명이며, 가맹점은 200여 군데에 불과하다.

한편, 시는 인처너카드 사용처 확대가 더딘 이유로 부족한 예산과 전담인력을 꼽았다.

장원석 인턴기자 ston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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