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7개월 만에 닫혔던 개성공단의 문이 다시 열린다. 인천지역 18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19일 인천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 등에 따르면 남북은 이날 2016년 2월 전격 폐쇄됐던 개성공단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

전국 124개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4천여 곳에 이르는 협력업체 관계자들은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그동안의 서러움에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조경주 인천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장은 "대통령이 이 같은 사실을 직접 언급해 줘서 너무 기쁘다. 가슴이 벅차 오른다"며 "새로운 희망이 싹 텄다"고 소감을 전했다.

북핵 실험 등 남북한 긴장관계가 최고조에 달해 개성공단이 2년 전 문을 닫자, 인천지역 입주 기업들은 ‘트라우마’와 ‘각자도생’의 굴레에서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여왔다.

18개 피해 기업 중 이날 현재까지 생산을 ‘전면’ 중단했거나 ‘도산’한 업체는 없지만 조경주 회장처럼 대체 생산라인 마련하지 못한 곳도 많다.

연수구 소재 A사는 국내 생산을 일시 중단하고 업종 전환을 준비했고, 남동구에 있는 B사는 생산설비 100%를 개성공단에 의존했던 탓에 공단 폐쇄 이후 가장 큰 타격을 받기도 했다.

같은 구에 있는 C사와 D사는 활로를 모색한 끝에 중국과 베트남에 현지 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했고, 일부 기업들은 시화지식산업센터 등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실낱 같은 희망은 버리지 않고 버텨냈다. 하지만 개성공단이 정상가동되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각종 경제적 지원을 금지하고 있는 유엔(UN)의 제재가 풀려야 되는 선결과제가 남아 있다.

또 새로운 인력을 구해야 하고 임금협상도 다시 진행돼야 하며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돌보지 못한 시설 및 장비도 손봐야 한다.

조 회장은 "유엔 재제가 풀리는 동시에 개성공단이 정상화할 것으로 본다"며 "그 전에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사전 방북을 통해 공장 재개를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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