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는 중원구 은행동 소재 약사사(남한산성 만덕산 자락)가 소장한 ‘지장시왕도’가 경기도유형문화재 제333호로 지정됐다고 20일 밝혔다.

약사사 지장시왕도는 지장보살과 여러 명의 권속을 묘사한 군도 형식의 불화다.

1880년 서울 경기지역의 대표적인 수화승인 한봉 창엽의 작품이다.

가운데 대좌에 지장보살이 앉아 있고, 왼쪽엔 무독귀왕, 오른쪽엔 도명존자가 합장한 채 서 있다.

그 주위에 시왕(十王), 판관, 동자, 천녀, 장군, 옥졸 등이 배치된 구도다.

이 불화는 적색, 청색, 녹색을 주로 사용해 색의 대비가 강렬하고, 시왕의 관모에 부분적으로 금니(金泥)를 사용했다.

시왕이 손에 든 홀에는 부분적으로 조개나 굴 껍데기를 분쇄해 만든 호분을 쌓아 올려 문양을 도드라지게 표현하는 고분법을 썼다.

18세기 이후 서울 경기지역에 성행한 지장시왕도의 화풍과 불교 문화 특색을 그대로 보여준다.

불화 하단에 붉은색 종이로 그려진 화기(그림기록)에는 이 그림이 1880년에 그려졌다는 기록이 있다.

불화 조성을 총괄하는 수화승을 ‘어화편수(魚畵片手)’로, 표구 담당 화승을 ‘장회(莊繪)’로 표현한 기록도 있다. 불화승 소임에 관한 연구 자료로서 주목할 만한 용어다.

성남 약사사의 지장시왕도는 제작연도와 제작자가 명확하게 기록된 화기, 작품 양식 등이 문화재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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