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간의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1일 ‘민족 대이동’이 시작됐다.

 서울역과 고속버스터미널 등은 이날 오전까지는 평소보다 약간 혼잡한 모습이었다. 귀성이 본격화되는 오후부터 고향으로 떠나는 인파가 본격적으로 몰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역에는 오전 9시를 넘어서면서부터 서서히 귀성객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역사 내 벤치에는 앉을 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역사를 순찰하던 철도경찰은 "추석을 앞둬서 지난주 같은 시각보다는 아무래도 유동인구가 많다"며 "평소보다 사람들이 많아진 만큼 순찰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 귀성객들은 추석 선물과 우산을 함께 드느라 힘겨워하면서도 얼굴에는 고향을 향하는 설렘이 묻어났다.

 인천에 사는 직장인 배성진(36) 씨는 아내와 이제 막 돌이 지난 아들을 데리고 고향인 경남 김해로 가는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배 씨는 "오랜만에 고향에 가는 거라 기분이 좋다"며 "아이가 있어서 (가족) 선물을 많이 준비하지 못했다. 그래도 이번 추석에는 가족들과 아이 얘기를 가장 많이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승차 홈 주변에서도 시민들이 들뜬 표정으로 고향으로 내려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예전처럼 짐 보따리나 선물 세트를 양손 가득 짊어진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쇼핑백 한 개만 들고 울산행 버스를 기다리던 주부 김모(52)씨는 "요새는 교통편이 많아서 수시로 고향을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예전 명절 같진 않다"면서 "택배로 선물을 보내니 명절에 선물을 잔뜩 싸 들고 내려가지도 않는다"며 웃었다.

 고속터미널에서는 자녀가 있는 서울로 역귀성 한 어르신도 종종 눈에 띄었다.

 터미널 하차장에서 아들을 기다리던 강경수(71)씨는 "아들딸들이랑 서울에서 모이기로 했고 병원도 들러야 해서 겸사겸사 올라왔다"며 "추석 당일에는 진주로 다시 내려가야 하지만, 애들한테는 내려오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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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연휴 앞두고 북적이는 인천공항

(영종도=연합뉴스) = 21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이 여행객 등 출국자들로 붐비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추석 연휴 특별 교통대책 기간인 21∼26일 118만3천237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인천국제공항은 고향 대신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오전 10시께 인천공항 제1터미널 카운터에는 출국 수속을 밟으려는 여객들로 긴 줄이 늘어섰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전날보다 약 3만7천 명이 많은 20만8천580명이 21일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올해 1월 제2터미널이 개장하면서 여객이 분산돼 혼잡은 심하지 않았다. 제2터미널의 출국장 혼잡도를 알리는 전광판에는 ‘원활’이라는 표시가 떠 있었다.

 출국장에서 만난 유모(63·여)씨는 "미국에 사는 아들이 최근 득남을 했는데 아이를 데리고 장거리 비행기를 탈 수 없어 남편과 미국에 다녀오기로 했다"며 "사진으로만 보던 손자를 직접 볼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공사는 추석 연휴 특별 교통대책 기간인 21∼26일 118만3천237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연휴 기간에 공항이 가장 붐비는 날은 토요일인 22일로, 이날 하루 21만5천240명이 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공사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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