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들개.jpg
▲ 들개. /사진 = 기호일보 DB
지난 26일 수원시 광교산 등산로 주변. 추석 연휴를 맞아 등산객들로 붐비는 등산로 일대에 목줄도 없이 서성이는 들개 한 마리가 출현했다. 무리와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 들개는 주인을 따라 산에 오른 반려견을 향해 공격성을 드러내며 등산객들에게 공포심을 일으켰다.

등산객 권모(36)씨는 "틈날 때마다 산에 오르는데, 야생 들개와 마주쳐서 물려 크게 다치기라도 할까 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부천에서도 6∼10마리 정도의 들개가 무리를 지어 도심지역 일대에서 내놓은 쓰레기봉투를 뒤지거나 하루종일 공원이나 공터에서 생활하는 모습이 수시로 목격돼 시민들에게 공포심을 심어 주고 있다.

6월 초 김포시 대곶면에서는 들개 12마리가 나타나 동네를 배회하면서 주민들을 위협하고, 축산농가에 침입해 젖소 한 마리를 물어 죽인 적도 있다.

안양과 의왕·군포·과천 등 관할 지역에 등산로가 조성돼 있는 산림지역 및 야생동물 서식환경이 형성돼 있는 동네 야산을 비롯해 농가 및 주택가에서도 공격성을 보이는 들개 무리의 목격담이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들개들은 야산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무리를 지어 살면서 야생 습성을 회복하고 빠른 번식력으로 개체 수를 늘리고 있기 때문에 도에서도 정확한 개체 수 파악이 힘든 실정이다.

도내 지자체들은 자칫 과도한 포획 시 개체 수 조절 실패로 인한 멸종 가능성 우려와 야생동물을 학대한다는 비난을 받을 소지가 있어 제한적으로 피해 신고가 접수된 지역에 출동한 뒤 야생 들개 포획에 나서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최근 야생 들개가 주로 출몰하는 지역에 ‘들개 출현 장소’임을 안내하는 현수막을 부착하고, 주민들에게 접근 자제 당부는 물론 포획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