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옹진군 덕적면 굴업도가 해양쓰레기로 얼룩지고 있다.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제공>
▲ 인천시 옹진군 덕적면 굴업도가 해양쓰레기로 얼룩지고 있다.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제공>
‘한국의 갈라파고스’로 불리며 높은 자연생태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굴업도가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지만 해당 지자체는 뒷짐진 채 현지 주민들의 자체 정화활동에만 의존해 비난을 사고 있다.

27일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 따르면 인천시 옹진군 덕적군도에 위치한 굴업도는 해안을 따라 조류와 파도에 떠밀려 온 해양쓰레기가 띠를 형성해 수거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개머리초지와 연평산 등지에도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다량의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지난 8월 인천시와 함께 굴업도를 방문해 환경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

굴업도는 멸종위기종 1급 천연기념물인 매를 비롯해 검은머리물떼새, 황새, 먹구렁이, 애기뿔소똥구리 등 희귀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또 동백나무, 보리밥나무 등의 난대성식물과 홀아비바람꽃, 두루미천남성 등의 한대성식물이 공존하는 ‘생태의 보고(寶庫)’다.

이와 함께 오랜 시간 소금기를 머금은 바닷바람이 바위를 침식하는 ‘염풍화현상’이 만들어 낸 해식와(해안의 절벽 아랫부분에 좁고 깊게 형성된 침식지형)는 지질학적 가치가 높다.

이 같은 아름다운 섬이 쓰레기로 신음하고 있지만 섬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담당 관청인 옹진군은 공공근로 형식으로 섬 주민을 채용해 정화활동을 시행하고 있으나 현재 채용된 4명의 인원으로는 섬 전체에 대한 정화활동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군은 1년에 1∼2차례 선박을 이용해 쓰레기를 육지로 운반한 후 처리하고 있을 뿐이다.

굴업도 주민 A(57)씨는 "쓰레기를 육지로 옮길 때 바지선에 가득 싣고도 모자라 왕복을 해야 할 정도로 굴업도의 쓰레기양이 어마어마하다"며 "9가구에 불과한 굴업도 현지 주민에게만 맡길 게 아니라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환경정화활동을 벌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시 해양환경정화선이 해역을 지정해 해양쓰레기 예찰활동 및 수거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군 자체적으로도 필요성을 느껴 다음 달부터 정기적인 정화활동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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