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북한 평양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

 이번 회담에서는 첫째 날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평양시민들의 환대를 받으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카퍼레이드를 진행했다. 이어 둘째 날에는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나라 대통령 최초로 평양시민들을 상대로 역사적인 연설에 나서 감동을 자아냈다. 회담 마지막 날 아침에는 남북 정상과 영부인이 백두산 정상에 올라 두 손을 맞잡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장면까지 선보여 향후 개선될 남북관계의 앞날을 예감케 했다. 무엇보다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 계획은 북한의 비핵화와 종전선언 의지를 넘어서 새로운 차원의 남북관계 미래가 다가올 것이라는 예감을 싹 틔우기에 충분했다. 실로 놀라운 광경이었다.

 지난해 9월 한반도는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6차 핵실험을 실시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를 비난하면서 전쟁 위험성이 한창 고조되던 시기였다. 이러한 긴장 분위기 속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월 남북관계 회복을 시사한 신년사를 발표한 이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참여할 때만 해도 이전 정부에서 경색된 남북관계가 차츰 개선될 것으로 예측하는 수준이었다. ‘통일’이란 단어는 떠올릴 수 없었다.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 지 11년 만에 올 4월 27일 남측 판문점에서 이뤄진 ‘1차 남북정상회담’ 때도 마찬가지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깜짝 방북으로 국민을 놀라게 했던 ‘2차 정성회담’과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될 때도 통일의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진 못했다.

 ‘3차 남북정상회담’은 확실히 이전과 다른 느낌을 줬다. 통일이 성큼 다가온 기분이었다.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지지부진했던 ‘종전선언’ 추진도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북한의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전달하면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 얘기가 거론되고 있는 등 회생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변수가 많은 남북관계인 만큼 올 연말까지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과 남북 간 종전선언이 주변의 예상처럼 실현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앞으로 연말까지 석 달 동안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이할 변혁이 찾아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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