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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숙 화성동부서 행정관
더운 열기가 온 세상을 덮었던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그 여름 끝자락에서 가을을 기다리는 나! " 이제 곧 선선한 가을이 오겠네!" 작년 가을도 경찰서 주위에 산과 나무 덕분에 한껏 싱그러움을 만끽했었다.

 경찰서 주위를 천천히 걸으면서 느끼는 건 인생 뭐 대단하지 않다는 생각뿐! 소확행(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이라는 행복을 만끽하며 점심도 먹고 친한 동생과 경찰서 한 바퀴 돌면서 평범한 이야기꽃을 피우면 그게 행복인 거다. 걷는다. 주위도 둘러본다. 늘 출근하는 경찰서, 다를 바 없는데 매번 다르다고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일까!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기운이 나고 행복해진다.

 행복! 우리는 언제 행복을 느낄까? 가족들과 여행을 하고, 식사를 하고, 같은 공간에서 가족들과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세상을 다가진 듯 웃고 떠들며 욕심을 버리게 된다.

 그럼에도 그들은 힘든 마라톤을 선택한다. 열심히 달리지 않으면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고 가족과 이 행복을 나눌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뒤도 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이다. 결승점만이 그들에게는 최선이고 숨통인 것이다. 달리다 쓰러지면 다시 일어서는 일들을 반복하며 그들에게 인권은 찾으려야 찾을 수 없는 단어가 돼버렸다. 열심히 달리는 것이 무엇이 잘못일까. 하지만 세상은 열심히 사는 그들의 발목을 늘 잡아버린다. 빨리 달려 결승 테이프를 끊고 싶은 마음이 왜 없을까? 하지만 급한 마음으로 달리다 보면 쉽게 지치고 쓰러질지도 모른다.

 그 점에서 인권과 마라톤은 닮은꼴이다. 빨리 달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상처받지 않으며 안전하게 결승점을 통과하는 것. 그래서 당장은 끝이 보이지 않지만 시민들은 보이지 않는 결승점을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 인권도 그렇다. 당장 눈앞의 결과가 아닌 지속적으로 보호받으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길고도 긴 마라톤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끝은 멋진 결과가 펼쳐짐을 알기에 인권으로 달려가는 그 시간을 참고 열심히 달리는 것이다.

 그럼에도 "달리지 말라. 쓰러지면 못 일어난다." 말려야 하는 것이 경찰들이 해야 하는 일일까? 아니다. 인권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인권경찰로서 결승점까지 함께 뛰어주고 격려해주며 인권으로 상처받은 그들에게 힘을 줘야 한다. 그럼 분명 시민들의 두 발은 한층 더 가볍고 홀가분해질 것이다. 시민들을 위해 경찰이 결승점을 대신 통과해 줄 수는 없지만 가족을 위해 달리는 그들의 발을 가볍게 만들어 달리는 동안 인권으로부터 보호받으며 결승점을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우리 인권 경찰이 도와준다면 결코 지치고 힘든 긴 레이스를 외로이 홀로 달리지는 않을 것이다.

 숨이 턱까지 넘어와도 시민들은 달린다. 힘들어 쓰러지고 싶어도 시민들은 아랑곳 않고 앞만 보며 달린다. 그 곁을 함께하는 우리 경찰! 시민들에게 물도 건네주며 누구 하나 낙오 없이 결승점을 통과할 수 있도록 함께 달리고 있다.

 인권으로부터 소외받았던 그들에게 행복한 마라톤이 되기 위해서라도 화성동부서 직원들은 긴 시간 인권이라는 이름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시민들과 함께 멋지게 결승점을 통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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