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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도연 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
이번 추석 연휴에 하나는 가슴 뿌듯하며 대견스러움을, 다른 하나는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는 두 가지 언론보도를 접할 수 있었다.

 첫 번째는 세계적 케이팝 그룹인 우리나라의 방탄소년단(BTS)이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서 9월 24일(현지시간) 낮 뉴욕 유엔본부 회의장에서 진행된 유엔아동기금(UNICEF) 청년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mited) 행사에 참석, BTS를 대표해 RM이 "내 몸의 목소리를 들어보자"는 말로 뭉클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RM은 "별을 보면서 꿈꾸지 말고 실천해보고, 내 몸의 목소리를 들어보자고 생각했다"면서 "사람들이 ‘BTS는 희망이 없다’고 말할 때마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라며 "우리 스스로 어떻게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우리 스스로 사랑하는 것이다. 여러분의 목소리를 내달라. 여러분의 스토리를 얘기해 달라"고 연설했고 참석자들은 힘찬 박수로 화답했다는 소식이다.

 두 번째는 국회가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가정불화, 우울증, 성적비관 등의 이유로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초·중·고 학생이 계속 증가해 최근 5년간 556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자살·자해 등 자극적 내용을 담은 ‘자살송’이 유행할 만큼 학생들의 극단적인 선택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커지고 있으며, 그 원인은 가정환경과 학교생활 등에서 오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런 두 가지 내용의 언론보도를 접하면서 첫 번째의 BTS같이 우리 학생들이 희망과 꿈을 포기하지 않고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두 번째의 안타까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방향은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연계해 구성한 ‘마을교육공동체’가 학생들과 함께 대화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다양하게 많이 갖는 것이다. 특히 교육현장에서 전문상담을 강화하고, 교사 개개인이 늘 학생의 고민을 이해하며, 도와주려는 노력으로 학생들에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꿈과 희망을 갖도록 해야 한다. 그 방안으로 성적 지상주의 인식 개선을 위한 학생 및 학부모 대상 교육을 통해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며, 지필평가를 실질적으로 처음 시작하는 중학교 2학년을 포함한 학생들의 성적에 대한 고민을 줄일 수 있는 방안 모색과 자신의 적성에 맞는 다양한 꿈을 찾고 키울 수 있는 교육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들을 통해 ‘학생중심, 현장중심’을 넘어 ‘학생’과 ‘현장’이 주도하는 모든 학생들이 행복한 ‘교육다운 교육’이 필요하다.

 ‘학생중심 교육’은 학생을 위하는 교육이기도 하지만 학생과 모든 출발점을 함께하는 교육이라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교육은 주어진 틀 속에서 정해진 답을 찾는 관행적인 방법보다 스스로 문제를 찾아 탐구하고, 자신의 답을 찾아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칸트는 3가지의 행복 조건으로 ‘할 일’과 ‘사랑하는 사람’, ‘희망’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우리가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건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누리고 감사하기보다 가지고 있지 않은 걸 탐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므로 가르침과 배움이 이뤄지는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줘야 하고, 학교 생활에 대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배움과 가르침에 대해 고(故)신영복 교수가 "배운다는 것은 자기를 낮추는 것이며, 가르친다는 것은 다만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한 의미를 되새겨 봄직하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같은 공동체에서도 복잡한 갈등을 보고 겪는다. 갈등(葛藤)은 칡 갈, 등나무 등의 뜻을 갖는 한자어이다. 칡은 왼쪽으로 감아 올라가지만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감아 올라가 같은 나무에 서로 반대로 감아 올라가기 때문에 이들의 생장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서로 피해를 보는 것이다. 갈등 해결을 위해서는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한걸음씩 양보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교육은 사회와 국가를 지탱하는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이 중요한 교육을 이끄는 주체인 학교와 마을교육 공동체가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우리 학생들이 꿈과 희망을 갖도록 하고, 높은 자긍심과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연스러운 소통과 배려, 신뢰와 존경의 아름다운 교육적 가치가 실현되는 행복한 학교 교육 현장이 될 수 있도록 우리 교육공동체 모두는 최선을 다해야 하며, 학생이 희망을 갖고 행복한 교육, 교육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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