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8일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한 남동산단 무빙콜 차량. 차 측면 일부에 무빙콜 차량임을 알리는 랩핑이 돼있다.  장원석 인턴기자 stone@kihoilbo.co.kr
▲ 지난달 18일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한 남동인더스파크 무빙콜 차량. 차 측면 일부에 무빙콜 차량임을 알리는 랩핑이 돼있다. 장원석 인턴기자 stone@kihoilbo.co.kr
"동료 차를 얻어 타고 출장 나가면 눈치가 보였는데, ‘무빙콜’이 생기니 편해졌어요. 좀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지난달 28일 오후 2시께 찾은 남동인더스파크의 거리는 한산했다. 산단 중심부 호구포역에서 목적지인 근린공원까지는 3㎞ 가량 이동해야 했지만 정차해 있는 택시나 버스를 찾기는 어려웠다.

남동구 고잔동·남촌동·논현동 일대 9천574㎡의 남동산단은 올해 6월 기준 6천796개 회사가 입주해 근무인원이 10만3천여 명에 달한다. 산단을 가로지르는 가장 긴 직선도로가 4.4㎞다. 도보로 1시간 남짓 걸린다. 업무시간 중 은행이나 상공회의소 등 타기관으로 출장가는 근로자에게 도보 이동은 불편하다는 얘기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도보 50분 거리를 걸어갈 자신이 없었다. 차편을 살피다 인천시가 운행하는 ‘남동산단 무빙콜’ 배차를 요청했다.

시는 지난달 18일부터 산단 내 무료 콜택시 사업을 시작했다. 평일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까지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산단 내 열악한 근거리 이동수단 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이다.

콜센터 접수 후 차량이 배치되기까지는 10여 분 걸렸다. 무빙콜 덕분에 50분 걸릴 거리를 7분 만에 이동했다. 국·시비로 운행되는 턱에 비용 지출은 없었다. 3차례 무빙콜을 이용하면서 고용된 차량기사 6명 중 3명을 만났다. 무빙콜 기사들은 산단에서 사무업무를 보는 직원들이 알음알음 차량을 이용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동료들의 차를 빌려 타거나 장시간 택시를 기다려야 했지만, 무빙콜을 이용하면 비용이나 시간 걱정을 덜 수 있다.

하지만 제도가 보편화 되기까지는 갈 길이 먼 것 같다. 무빙콜 시행 후 10여 일이 지났지만 정작 산단 근로자들은 이 제도를 잘 알지 못했다.

산단 근린공원 벤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던 근로자 A씨는 "무빙콜 사업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다"며 오히려 설명을 요청했다. 이야기를 듣던 일행 중 한 명은 동료들에게 알리면 좋겠다고 콜센터 번호를 메모했다.

무빙콜 사업 시작 후 일 평균 이용건수는 연휴를 제외하더라도 10건(9월 말 기준)에 불과하다. 평일 6일 동안 63건으로, 6대 차량이 각각 하루 1.7명을 소화하고 있는 셈이다.

시는 산단 내 50여 개소에 현수막을 걸고 전단지를 배부했지만 홍보가 원활치 않아 보인다. 입소문을 들은 소수의 이용객들만 제도를 활용하고 있어 보다 효과적인 홍보 방안이 요구된다.

시 관계자는 "아직은 시범사업 초반이기 때문에 시행 1개월이 될 10월 중순께 출발지·목적지 등 이용자 데이터를 취합해 다른 홍보 방법을 마련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무빙콜 사업은 1억2천600만 원의 예산(국비 50%, 시비 50%)으로 올해 말까지 시범운영한다. 평가를 통해 3년 사업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장원석 인턴 기자 ston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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