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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대림대 교수
자동차 사고는 목숨까지 잃는 경우가 많아서 다른 사고와 달리 위험요소가 가장 크다. 특히 특정 대상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대상이 된다는 부분이 더욱 두려움을 준다. 더욱이 이제 자동차는 생활필수품이 돼 없어서는 안 될 움직이는 가전제품이 됐을 정도로 일상 생활화가 된 대상이다.

 특히 자동차는 항상 고속으로 운행하는 특성상 조금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사고로 이어진다는 측면이 더욱 경계의 대상이 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 대비 교통 후진국이어서 작년 교통사고로 사망한 국민이 4천180명에 이른다. OECD 국가 중 평균 3배 이상의 후진국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자동차 중 대표적인 대중 교통수단인 버스의 경우는 한번에 수십 명의 탑승자가 타고 있어서 사고라도 발생하게 되면 사고의 정도가 심각해 더욱 많은 사망자를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선진국에서는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기준을 더욱 강화하고 수시로 점검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유럽 고속버스의 경우는 더욱 엄격해 일정 간격으로 장시간 이상 쉬어야 하고 연장근무가 불가능하게 할 정도로 휴식시간을 강조한다. 여기에 버스 정비 등 안전에 대한 엄격한 검사를 시행해 안전을 강조하는 제도와 문화적 공감대가 크다. 물론 벌칙조항도 커서 당근과 채찍을 함께 하는 제도적 시스템이 정착돼 있을 정도이다.

 우리는 이에 비해 안전점검도 유명무실하고 형식적인 경우가 많으며, 운전자 자격도 부실해 심각한 결격사유가 되기도 한다. 근무와 휴식에 대한 애매모호한 적용으로 형식적인 절차도 커서 총체적인 부실로 이어지기도 한다. 근무시간은 길고 운행시간이 길어서 고된 근무로 심각한 피로가 누적된다. 그만큼 사고도 이어지고 있다. 약 2년 전 경부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간단한 접촉사고로 인해 연료탱크가 터지면서 화재로 이어졌고 탈출에 실패해 탑승자 10여 명 전원이 사망한 사고의 경우도 무자격 운전자는 물론 비상조치 방법 부재, 버스 구조의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이 중첩되면서 발생한 사고다. 이러한 유사한 사고는 매년 수시로 발생할 정도로 연례 행사가 되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 명절 연휴 때 발생한 버스 관련 문제도 심각한 사항이라 할 수 있다. 직접적인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가슴을 쓸어내리는 극히 위험한 사례다. 무면허 운전자가 심각한 음주 상태에서 4시간 이상을 운전한 경우는 우리의 운전실태가 어떠한가를 알려주는 중요한 사건이다. 운전자는 이전에도 음주 운전으로 이미 면허가 취소된 상태여서 관련 회사에서 자격 기준을 얼마나 안이하게 절차를 무시했는지 알 수 있다. 그나마 고속도로 운행 중 차선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좌우로 움직이는 버스를 주변에서 신고해 단속된 경우여서 다행이라 판단되지만 이 버스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승객이 꽉 찬 상태이어서 더욱 아찔한 경우라 할 수 있다.

 또한 당일에는 더욱 황당한 사건도 있었다. 고속버스를 운전자가 고속으로 운전하면서 한 손에는 과도를, 다른 한 손에는 대추를 들고 깎아 먹으면서 운전하는 아찔한 경우다. 과일 껍질은 운전석 바닥에 그대로 버리면서 운전대에서 손을 떼기도 하고 운전자의 눈은 과일을 보면서 운전하는 모습을 탑승자가 영상을 찍어 올린 모습은 심각한 우리의 현 상황이 아닌가 판단된다.

 더욱이 탑승자가 이 사실을 추후 버스회사에 문제점을 항의해도 건성으로 대처하는 모습은 우리의 현실이 얼마나 허술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사례 하나하나가 우리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의 운행실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 수 있는 사례다. 사고가 나지 않아서 다행이라 할 수 있지만 우리의 현실과 대책이 심각성을 넘어 후진적이고 미개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느슨하게 이완된 버스 실태는 앞으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지금부터라도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끔찍한 대형사고로 이어진다고 판단된다. 그동안 몸에 배어 있었던 후진적인 느슨한 관리체계를 선진형으로 하루속히 구축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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