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데얀<사진>은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 1·2차전 모두 골맛을 봤다. 하지만 팀은 원정 다득점 원칙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다. 5년 뒤, 38살의 베테랑이 된 데얀은 수원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축구인생 마지막 기회가 될지 모를 ACL 우승을 노린다.

프로축구 K리그1 수원은 3일 일본 가시마의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J리그 전통의 강호인 가시마 앤틀러스와 ACL 4강 1차전을 갖는다. 이어 24일 가시마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2차전을 치른다.

수원은 ACL 전신인 아시안 클럽 챔피언십에서 두 차례(2001년·2002년) 우승했지만 이후 왕좌에 오르지 못했다. 16년 만에 아시아 챔피언 탈환 기회를 앞둔 수원은 지난달 30일 일본에 몰아닥친 태풍을 피해 일찌감치 현지 적응훈련에 나섰다.

그러나 수원의 최근 사정은 그리 좋지 않다.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서정원 감독이 사퇴했지만 이병근 감독 대행 체제로 바뀐 뒤에도 K리그1 4무2패로 부진하다. 또한 6경기 4골에 그친 데다 4경기를 무득점으로 마쳐 ‘골 기근’에 빠진 상태다.

일정상 강행군도 악재다. ACL 4강 시점과 맞물려 일정을 못 잡은 KEB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제주 유나이티드와 8강 날짜가 17일(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로 확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원은 17일 제주와 FA컵 8강, 20일 포항과 K리그1 33라운드, 24일 가시마와 ACL 4강 2차전까지 1주일 새 3경기를 치러야 한다.

수원은 ACL 4강 2차전에 집중하기 위해 31일 FA컵 8강 개최를 희망했지만 축구협회가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휴식기 기간으로 확정해 이뤄지지 못했다. 8일 소집되는 ‘벤투호 2기’ 대표팀에는 수비수 홍철이 차출된 상태다.

수원으로서는 어쨌든 ACL 승리를 통해 사기를 끌어올려야만 한다. 그래서 수원의 반전을 주도할 주인공으로 데얀이 꼽힌다. 데얀은 역대 ACL 무대에서 개인 통산 34골을 쏟아냈다. 역대 최다골을 넣은 이동국(전북·36골)을 2골 차로 압박하고 있다. 수원이 8강에서 전북을 탈락시킨 터라 4강 1·2차전 3골만 터트리면 역대 최다골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데얀은 득점왕은 물론 자신의 첫 ACL 우승을 향한 의욕이 대단하다. 5년 전 놓친 우승 트로피에 대한 아쉬움이 크기 때문이다. 데얀은 최근 AFC 홈페이지와 인터뷰에서 "동기부여가 제대로 돼 있다. K리그에서 우승도 해 봤고 득점왕도 올라 봤지만 ACL 우승 타이틀이 없다. 이번 4강전에 100% 이상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CL에서 우승하고 역대 최다 득점자까지 된다면 내 축구인생의 완벽한 마무리가 될 것"이라며 의욕을 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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