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외계층 홀몸노인의 집수리에 나선 ‘또봄봉사단’.  <수원시종합자원봉사센터 제공>
▲ 소외계층 홀몸노인의 집수리에 나선 ‘또봄봉사단’. <수원시종합자원봉사센터 제공>
"우리의 도움으로 삶의 희망을 되찾은 소외계층 어르신을 뵐 때가 가장 보람됩니다."

수원시 종합자원봉사센터 소속 ‘또봄 주거환경개선 봉사단’은 노후화돼 정비가 필요한 소외계층 노인들의 집을 고쳐 주는 봉사단체다.

2014년 출범한 또봄봉사단은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사는 소외계층 노인의 집을 정비해 주기 위해 별도의 도배교육을 받은 10여 명의 인원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각자 사회에서 다른 직업과 지위를 갖고 생활해 오던 이들은 소외계층 노인을 돕겠다는 마음 하나로 뭉쳤지만 도배 경험이 전무한 터라 처음 봉사활동에 나섰을 때는 서툰 솜씨로 인해 시행착오도 겪었다.

하지만 경제적 형편이 넉넉지 않아 자칫 점검이 허술한 경우 안전사고 가능성이 높아지는 보일러와 전기, 타일 등 집 안 설비가 위험천만하게 관리되고 있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더욱 큰 책임감이 들었다.

이후 또봄봉사단은 도배에 국한하지 않고 안전한 주거환경에 초점을 맞춰 소외계층 노인의 집 전체를 보수해 주기 위해 목공과 타일 등 분야별 집수리에 임했다. 이러한 취지에 공감해 회원 수도 50여 명으로 늘었다.

또봄봉사단은 매달 1∼2가구씩 회의를 거쳐 소외계층 노인의 집을 수리해 주고 있다. 그동안 총 39가구가 수혜대상자로 선정돼 지원을 받았다.

2016년 집을 고쳐 준 80대 할머니는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무더운 여름철에 낡은 집 곳곳의 수리를 마치자 이 할머니가 봉사원 한 명에게 정성껏 휴지로 감싼 물건을 건넸다. 통상 봉사활동 시 수혜자에게 일체의 대가를 받지 않지만 간절한 표정으로 가져가기를 희망해 부득이하게 열어 봤다. 물건의 정체는 냉장고에 얼린 페트병 물이었다. 생면부지의 낯선 봉사원들이 자신처럼 다 낡은 집을 구슬땀을 흘려 가면서까지 고쳐 주자 고마운 마음에 자신의 처지에서 내올 수 있는 최상의 선물인 ‘얼린 물’을 내온 것이었다.

이 할머니는 얼음물을 건넨 봉사원에게 "자식이 있지만 부모를 모실 여건이 되지 않아 자신을 찾은 지도 몇 해나 지났다"며 "그런데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나이 든 사람을 돕기 위해 방문해 집까지 수리해 줘 고맙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또봄봉사단은 이 할머니처럼 제도적 한계로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소외계층 노인을 보다 적극적으로 발굴해 주거지 환경개선사업 말고도 한방의료 지원까지 봉사 제공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최종현(58)총무는 "앞으로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어르신들을 발굴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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