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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모 경인여자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우리나라는 2017년 65세 노인인구 비율이 14%를 넘어서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인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동시에 85세 이상 인구층도 함께 두텁게 증가하고 있다. 연령이 증가하면서 만성질환 유병률이 증가해 건강보험 지출의 주요 연령층으로 걱정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2017년 건강보험 통계 연보자료에 의하면 건강보험 적용 인구의 13.4% 가 65세 이상 인구인데 그들이 사용한 진료비는 전체의 4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고 노인의 1인당 진료비는 건강보험 적용 인구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뉴스에서 보도한 바 있다.

 이 중에서 2010년 입원진료 받은 전체 환자 중 47위를 차지한 치매는 2017년에는 9위를 기록해 노인인구층에서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를 무서워하는 요인 중에는 인지기능이 소실되면서 신체적 기능도 함께 서서히 소실되는 것이다. 기억이 없어지는 것도 무서운데 신체도 생각대로 움직이는 게 어려워진다니 이 질병을 진단받아 남은 생을 살아가야 하는 인생은 얼마나 걱정스러울지 모두들 본인의 경우를 상상하면서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걱정하는 것이다.

 인지기능 저하에는 나이가 아주 강력한 위험요인이며 그 외 신체적 활동 제한, 흡연,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 과도한 음주, 우울 등이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사회적 고립과 인지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또 다른 위험요인이다. 즉 사회적 활동을 한다거나 인지자극 프로그램 혹은 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인지기능을 유지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대답하는 의사소통이 매우 간단한 수행인데도 이런 의사소통이 인지기능을 유지하는데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지시사항을 듣고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 인지저하가 되면서 수행하기 어려워지므로 훈련으로 유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인지저하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경우는 훈련이나 노력으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려고 해도 저하되기는 하지만 저하되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저하되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현상이다. 치매 유병률은 60대, 70대 80대가 각각 달라서 10세 증가할 때마다 배수로 증가해 80대 이상이 되면 통계로 보았을 때 정상인 절반의 노인이 다른 절반의 치매노인을 간호해야 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치매 예방 및 관리는 인지기능과 신체기능이 정상일 때 이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지기능이 저하된 대상이라도 인지활동을 자극시키는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인지기능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인지활동 프로그램으로 인지기능이 유지되고 있는 것을 많은 연구 결과와 현장에서 경험하고 있다.

 인지훈련 이외에 사회적 네트워크가 인지기능과 관련이 있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사회적 관계망이 축소되는데 특히 지방으로 갈수록 고연령층이 많고 여성이 많으며 배우자 없이 홀로 거주하는 노인이 많은 것이 현재 증가하고 있는 것이 치매라는 질병에는 우려스러운 현상이다. 홀로 살면서 사람과 관계하지 않고 신체도 거동하기 어려워지면 더 빠른 속도로 인지기능은 저하되는데 이들을 모두 돌볼 수 있는 사회적 자원은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특히 지역적으로 홀로 노인이 많이 분포돼 있는 곳이 있는데 이런 지역에 자연히 인지저하 노인이 많이 분포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이들을 모두 돌볼 수 있는 자원이 당연히 부족한 상태에서 함께 사회에서 서로가 안전하게 거주하고 생활할 수 있는 방법을 개개인의 노력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서로가 책임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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