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4·26 경영정상화 합의안 타결’ 이후 최대 쟁점인 법인분할 등을 논의하기 위한 이사회를 갖는다. 법인분할을 놓고 사측과 노동조합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이사회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4일 한국지엠 등에 따르면 이날 시간·장소가 비공개로 결정된 이사회(주주총회)가 열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지엠 노조가 지난달부터 법인분리 안건을 다루는 주주총회 개최 등을 반대해 온 만큼 이날 이사회에서 관련 안건이 다뤄질 확률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지엠 이사회는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의결권의 과반수는 미국, 호주, 스페인에 소재한 글로벌GM 투자 계열사가 선임한 6명의 임원이 쥐고 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등 6명은 GM본사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해 왔다. 나머지 4명은 산업은행의 파견 사외이사 3명과 중국 상하이자동차 상무이사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조는 이사회 개최 시 산업은행이 비토권(의결사항 거부권) 행사를 강력하게 행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4·26 경영정상화 합의안 타결’ 이후 지난 7월 22일 사측이 발표한 2차 회생계획안에는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개발의 글로벌 역량 강화 방안으로 법인분리가 이미 포함돼 있다.

이사회가 이를 번복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지엠은 2종의 신차 투입을 통해 향후 10년 간 먹거리가 확보된 생산부는 기존 법인으로 두고, 세계 SUV 시장 진출 및 확장을 위해 엔지니어링(R&D) 파트를 신설 법인 아래 둘 계획이다. 노조는 GM이 핵심 연구시설은 유지하고 폐쇄된 군산공장과 같이 생산부문의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기 위한 절차로 이를 해석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법인 분리는 부평공장을 세단 차종이 아닌 글로벌 중·소형 SUV 생산 및 R&D기지로 재편하고, 창원공장을 크로스오버 유틸리티차량(CUV) 생산기지로 개편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조치로 보고 있다. GM은 부평공장을 차세대 콤팩트 SUV 디자인 및 차량 개발 거점으로 지정하고 수출 중심의 제품개발 업무를 전담시킬 계획이다. 신설 법인에는 3천 명 이상의 전담 인력이 배치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법인 분리를 철수로 보는 시각은 과도하다"며 "신설 법인은 생산부서와 각각의 회계 및 관리체계로 운영될 예정이어서 그동안 국회 등에서 제기된 R&D 비용의 회계처리 투명성도 확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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