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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직 인천재능대 회계경영과 교수
유례없이 아주 무더웠던 지난 8월 나는 주한중국대사관과 중국 교육부 초청으로 일주일간 베이징(北京)과 시안(西安)을 다녀왔다. 베이징에서는 중국 교육부와 베이징대 및 칭화대 등 여러 대학을 방문한 바, 주요 관심사는 일대일로(一帶一路, One belt One road)와 중미 양국간의 무역전쟁이 핵심이었다. 그리고 시안에서는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일대일로의 주요 거점인 내륙항(內陸港)의 운영본부와 중국의 국제 화물열차인 장안호(長安號) 현장을 직접 시찰했다.

 일대일로란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신(新)실크로드 전략으로,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일대)와 동남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일로)를 뜻하는 말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9~10월 중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순방에서 처음 제시했다.

 구체적 목표로는 중국의 태평양 쪽인 미국을 피해 육상 실크로드는 서쪽, 해상 실크로드는 남쪽으로 확대하기 위해 600년 전 명나라 정화(鄭和)의 남해 원정대가 개척한 남중국-인도양-아프리카를 잇는 바닷길을 장악하는 것이다.

 장안호(長安號)란 시안(西安)의 옛 지명인 장안이라는 이름을 딴 중국의 국제 화물열차로, 중국과 중앙아시아 그리고 유럽을 연결한다. 장안호 철도망의 핵심은 일간양지(一干兩支, 하나의 간선과 두 개의 지선) 3개 노선이며, 그 중 일간(一干)의 주요 경로는 시안을 출발해 신장-카자흐스탄-러시아-벨로루시-폴란드-독일을 거쳐 네델란드 로테르담까지이다. 그 사이 7개국 9천850㎞의 거리를 18일 동안 쉬지 않고 달린다.

 2013년 11월 28일 처음으로 장안호가 운행된 이후 운송시간과 운수단가의 감소로 매년 화물 운송 수요가 증가하고 교역 국가가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일대일로 정책에 따라 그 역할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더불어 현재 장안호는 중국의 서쪽뿐만 아니라 동쪽으로 칭다오까지 화물열차를 개통해 칭다오항을 통해 화물을 세계 각지로 운송하고 있는 바, 장안호를 통해 유리시아 대륙이 점차 하나의 작은 지구촌이 돼 가고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다행히도 최근 한반도에서도 끊어진 한반도의 혈맥이 연결됨으로써 우리도 북한과 중국 혹은 러시아를 거쳐 중앙아시아를 넘어 유럽으로 진출할 수 있는 꿈 같은 현실이 감지되고 있어 김칫국부터 먼저 마시고 싶은 심정이다. 현 정부는 동북아 6개국(남한, 북한, 일본, 중국, 러시아, 몽골)과 미국이 함께 하는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를 구상하고 있으며, 특히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 구상을 현실화하는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남한과 북한이 금년 내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한 만큼, 한반도에서도 KTX를 타고 베이징이나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모스크바나 파리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일각에선 북한 철도와 도로의 현대화 사업에 들어갈 막대한 비용 추산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 구상이 현실화돼 한반도와 유럽 대륙을 잇는 인적·물적 교류망이 구축된다면 실보다는 득이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출구를 찾기 매우 어려운 경제난국을 돌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질과 폭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 확신한다. 부디 하루빨리 이런 세상이 오길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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