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정에 대한 합리적 비판과 견제를 명분으로 창립한 ‘용인시민모임’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청계시민대학’ 강좌를 마련하면서 강사진들의 사전 동의 없이 임의로 강의일정을 발표해 말썽을 빚고 있다.

특히 대다수 강사진들은 도내 유력 정치인이거나 중앙무대의 유력 인사들이어서 강좌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이들의 이름을 마구잡이로 도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7일 복수의 용인시민모임 밴드 회원들에 따르면 용인시민모임은 6·13 지방선거 당시 백군기 용인시장 후보 캠프에서 일하다 현재 백 시장 저격수로 돌변한 김현욱 씨가 상임대표를 맡고 있으며, 부설기관인 청계시민대학 학장도 김 씨가 겸하고 있다.

김 씨는 지난 5일 해당 밴드에 용인시민모임 부설 청계시민대학 강의일정을 공지했다. 강의는 10월 11일부터 12월 13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6시 30분∼9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성남학습관 2층 204호 강의실에서 한다고 안내했다.

청계시민대학 강좌의 강사진에는 김 씨 자신과 권은희 전 국회의원,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송한준 도의회 의장, 은수미 성남시장, 최만식 경기도의원, 박문석 성남시의회 의장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도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인사들을 중심으로 사전 동의가 있었는지를 확인한 결과, 모두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송 의장은 "전혀 모르는 얘기"라고 했고, 은수미 성남시장 비서실 관계자도 "동의한 사실도 없을 뿐더러 처음 듣는 얘기"라고 말했다.

최만식 도의원 역시 황당해했다. 최 의원의 경우 강의일정에 경제위원장이라고 돼 있으나 도의회는 경제위원회라는 상임위원회 자체가 없는데다 최 의원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평의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 의원은 "김 씨가 도의원 출신이어서 아는 사이이긴 하지만 당도 다를 뿐더러 강의와 관련한 어떤 얘기도 사전에 들은 바도, 동의한 바도 없다"며 "MB(이명박 전 대통령) 호를 딴 청계시민대학 강좌에 강사로 나설 민주당 인사가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박문석 성남시의회 의장도 "그런 적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강좌는 취소했다"며 "강사진은 확정된 분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분도 있었지만 ‘사정에 따라 강사는 변경될 수도 있다’는 공지도 함께 해 문제 될 게 없다"고 했다.

용인=우승오 기자 bison88@kihoilbo.co.kr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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