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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탕행감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다

유정훈 사회2부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8년 10월 08일 월요일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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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정훈 사회2부
쇠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뜻의 교각살우 (矯角殺牛)라는 말이 있다.

중국의 옛 도시에서는 새로운 종을 만들 때 평화로운 소리인 원음(圓音)을 기원해 건장한 소를 제물로 잡아 그 피를 종의 테두리에 바르고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다.

이때 소를 고르는 방식이 엄격해 털빛이 아름답고 외모가 잘 생긴 것을 물론이고, 특히 뿔의 생김새를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이때 제를 주관하는 관청에서 매우 비싼 값에 소를 사들였기에 농부에게는 돈을 많이 벌 수 있는데다 영광스럽기까지 한 일이어서 자신의 소가 선택되길 기원했다.

어떤 농부가 제사에 충분히 쓸 만한 소를 한 마리 골랐는데 그 뿔이 조금 비뚤어진 것 같아 균형을 잡으려고 뿔에 팽팽하게 밧줄을 묶어 힘을 주는 바람에 뿔이 뿌리째 빠지면서 그만 소가 죽어 버려 농부는 막심한 손해를 보게 됐다.

이 이야기는 중국 동진(東晉)의 현중기에서 유래된 것으로 교각살우는 작은 일에 힘쓰다가 정작 큰일을 그르치는 어리석음을 빗댄 고사이다.

동두천시의회가 2018년 행정사무감사를 마치며 맹탕행감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시의회는 6·13 지방선거와 8대 의회 개원일정 등 준비시간 부족을 이유로 애초 예정됐던 날짜보다 시기를 늦추는 행감을 실시하는 열의를 보였다.

그러나 행감이 시작되자 ▶하나마나 한 보여 주기식 질의 ▶미리 준비한 질문지의 내용을 전혀 숙지 못한 채 책을 읽듯 질문하는 등의 수준 낮은 질의와 행태를 행감 기간 내내 반복하며 준비와 역량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 맹탕감사라는 질타를 받았다.

이에 행감 특별위원회는 시장의 별정직 비서진을 늘리는 행정기구 및 정원조례 개정안을 조율하는 것에 총력을 기울여 준비할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별정직 비서진을 4명으로 늘리는 원안에서 3명만 늘리는 수정안을 통과시켜 이런 해명을 무색케 했다.

행감은 시의회의 가장 중요한 감시 기능으로 시 집행부에 대한 견제라는 지방의회의 근간을 이루는 역할 중의 하나로 시민들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시 집행부의 지난 1년간 시정 운영을 살펴본다는 의미에서 행정기구 및 정원조례 개정보다는 사안의 중요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사안의 중요성이 낮은 정원조례 개정안에 매달려 훨씬 중요한 행감을 망쳐버린 것은 교각살우의 우를 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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