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금고인 신한은행과 서구금고인 KEB하나은행의 시스템 간 충돌이 시민들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 시와 서구, 업계 등에 따르면 서구는 오는 20일께 하나은행과 구금고 약정을 체결할 방침이다. 이후 하나은행은 이택스·ARS·가상계좌·보고서·이뱅킹(세출)·수납·OCR(고지서 판독) 등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올해 말까지 시스템이 구축돼야 내년 초부터 서구 금고지기가 될 수 있다.

업계는 시금고와 서구금고 사이 엇박자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금 과오납 시스템 문제로 매달 15일까지인 국세 납부기간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시금고와 구금고가 같아 과오납은 시스템상으로 1일 안에 알아서 정리된다. 예를 들어 세금이 100원인데 120원을 냈을 경우 시스템상 20원이 자동으로 시민에게 돌아가는 방식이다.

업계는 각 구별 세금이 잘못 납부됐을 때 서로 주고받는 시스템이 작동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는 한 달에 한 번씩 구별 과오납을 바로잡는 계좌이체가 알아서 이뤄지고 있다. 대부분 세금은 시세로 시금고 계좌에서 과오납이 정리돼야 하는데, 구금고가 다르면 수작업을 할 수도 있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서구금고에 대한 걱정은 또 있다. 업계는 2개월 남짓한 기간에 다수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공기관과 연계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표준지방세와 세외수입, 새올 등 행정안전부 시스템과 연계하고 20여 개 공공기관과 연계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금고와 다른 구는 시금고 계좌에서 돈을 전산으로 바로 갖다 쓸 수가 없다"며 "전산이 어려워 수기로 하거나 어떻게 할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말이기도 하고 공공기관들 행정시스템이 공문을 주고받아야 하는데 시간이 6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며 "통상 약정서 쓸 때 우선협상대상자가 제때 금고를 열지 못하거나 중대한 하자가 있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문구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20일 이후 장비 설치가 가능한데 절차상 복잡해 (기간 내 할 수 있을지)걱정이다라"며 "신한은행이 정상적 인수인계를 하게 돼 있어 그래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시 이택스시스템을 서구에서 지속적으로 쓸 수 있도록 서구에 협의를 요청한 상태이고 시 이택스시스템을 신한은행과 공동 사용하면 전산연결은 마무리된다"며 "현재 시 이택스시스템 공동 사용을 전제로 서구금고 시스템간 연계 업무 영역에 대해 개발하고 있고 ARS, OCR, 세출 이뱅킹, 공공기관과 연계업무 등 개발이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내년 1월 1일 오픈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 이택스시스템은 신한은행에서 운영하고 있고 인천 8개구, 농협이 금고지기인 강화·옹진군도 시 이택스시스템을 공동 사용하고 있다"며 "기초자치단체에서 별도의 이택스시스템을 구축한 사례(용산구 서울시 이택스시스템 사용)가 없고 지금 서구민이 시 이택스시스템으로 세금 납부관련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는 것과 같이 앞으로도 서구민은 구금고 주거래은행 변경과 관계없이 시 이택스시스템의 편의 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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