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이 당분간 수요일을 ‘내근’하는 날로 잡자, 시 안팎에서 찬반 의견이 나뉘고 있다.

7일 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최근 수요일에는 업무 파악을 주로 할 테니, 되도록 공식 일정을 잡지 말고 결재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일정이 빠듯해 업무보고를 막간에 받는 방식이어서 업무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직원들은 박 시장의 ‘열공 모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청와대, 해양수산부 등 관료로서 경험이 풍부하지만 지방자치단체는 처음인 데다가 바다와 하늘, 접경지역 등 복잡다단한 인천 특성상 공부할 시간을 갖는 것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주요 사업 정책 방향과 앞으로 시정철학을 펼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반면, 시장이 공무원사회에서 ‘윤활유’ 역할을 해야 하는데 공무원보다 더 움직이지 않으려고 하니 아쉬운 판단이라는 의견도 있다. 시정 수행지지도가 17개 시·도지사 중 가장 낮은 상황이고, 최근 인사문제 등 직원들 불만이 많은 상황에서 소극적 자세는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박 시장과 비서실 등 핵심 부서 사이에 정보 불균형이 원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박 시장이 업무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정책적 판단이나 결재를 하기가 부담스럽다는 뜻으로 보인다.

시의 한 관계자는 "박 시장이 인사수석, 국정상황실장 등 공직에 있을 때와 달리, 최근 시의 업무보고나 정보 수준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제대로 업무 파악을 해보겠다는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일정이 워낙 많다 보니 실·국장들이 30분 이상 업무보고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며 "사업별로 추진 이력 등 자세히 내용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올라온 보고를 결재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제 조직개편이 이뤄졌고, 공약 실천계획서 등이 나왔으니 앞으로 시장이 일일이 챙기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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