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지방우정청 관할 수원우체국이 옛 집배원 관사로 사용했던 체신연립 건물이 폐쇄된 지 2년째 방치돼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 경인지방우정청 관할 수원우체국이 옛 집배원 관사로 사용했던 체신연립 건물이 폐쇄된 지 2년째 방치돼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경인지방우정청이 수원우체국 집배원 관사로 사용하던 연립주택을 건물 노후화로 폐쇄한 뒤 2년이 넘도록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채 빈 건물로 방치하면서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해 주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7일 경인지방우정청과 수원우체국에 따르면 수원우체국은 1980년 장안구 정자동 24-21번지 일원 2천488㎡에 지상 4층, 총 23가구가 입주할 수 있는 규모의 연립주택 1개 동과 주차장을 준공, 집배원 관사로 사용했다. 해당 건물이 지어진 지 30여 년이 지나면서 건축물 안전성이 저하되자 더 이상 관사로 활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2016년 10월 폐쇄했다.

하지만 관사가 폐쇄된 이후 2년이 지나도록 뚜렷한 활용 방안이 세워지지 않은 채 소홀히 관리되면서 지역 흉물로 변해 버렸다.

지난 5일 오전 11시께 찾은 관사는 외부에 둘러진 울타리 한쪽이 부서져 있었고, 장시간 방치된 듯 건물 주변에 잡초가 무성해 흉가를 방불케 하는 등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담장 안에 심어진 나무들은 가지치기가 되지 않아 주변 인도를 침범할 정도했다.

각종 생활쓰레기를 담은 일반 비닐봉투도 수거되지 않은 채 수북이 쌓여 있었고, 들고양이에 의해 찢긴 일부 비닐봉투에서는 컵라면 용기와 플라스틱병, 담배갑, 소주병 등 각종 생활쓰레기가 바깥으로 흘러나와 부패하면서 심한 악취가 났다.

관리사무소로 사용되던 건물 역시 거미줄로 가득 차 있었으며, 바로 옆에 위치한 창고도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금이 심하게 간 채로 방치돼 있었다.

주민들은 야간에 비행청소년이 폐쇄된 관사 부지로 들어가 흡연 등 탈선행위를 저지르는 모습도 목격되는 등 우범지대화되고 있다고 걱정한다. 담장 안쪽에 잡초가 넘어져 있는 등 외부인이 드나든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다.

주민 경모(45·여)씨는 "시 외곽도 아니고 도심 한복판에 하루이틀도 아니도 수년 동안 폐건물을 방치할 수 있느냐"며 "늦은 시간에 폐가처럼 방치되고 있는 관사 주변을 지나갈 때면 범죄를 당할까 무섭다"고 불안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경인지방우정청 관계자는 "해당 관사의 사용 방안이 확정될 때까지 방범용 CCTV를 추가 설치하거나 경찰의 협조를 구해 순찰을 요청하는 등 방범을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우체국은 추석 등 특정 기간만 이곳 관사를 우편물 중간보관장소로 활용하는 상황이다.

관할 상급기관인 경인지방우정청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는 화성시 남양뉴타운 내 우체국 조성예정부지와 해당 관사 부지를 맞교환하기 위해 LH와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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