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가까이 시청을 점거하고 농성을 이어가던 의정부지역 중증장애인 부모들에게 8일 의정부시가 자진 해산을 요구했다. 장애인 부모들은 이날 기자간담회가 진행되는 동안 시장과의 면담 등을 요구하며 거칠게 항의하다 일부 부모가 탈진해 응급실에 실려가는 등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안병용 시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부모들의 요구는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의 지원과 정책, 예산 등이 확보돼야 결정될 사안이며, 시는 중앙정부와 경기도의 정책적 결정이 있으면 앞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시장은 "시는 이들의 요구의 절실함과 필요성에 동감한다"며 "최근 중앙부서와 경기도에 관련 정책 검토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고, 경기지사에게도 시장이 직접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의 경우 평생교육센터를 시와 구청이 90대 10의 재원으로 11개 구청에서 부분 시행하고 있지만 경기도에서는 아직 시행하는 시·군이 없고, 의정부지역 도의원이 관련 조례 신설을 추진 중"이라며 "현재 장애인 부모들이 요구하는 시설 수용인원은 30∼50명 수준으로 센터가 설립돼도 나머지 1천 명 이상의 장애인에 대한 근본적 해결이 되지 않아 중앙정부 및 도와 함께 검토·시행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또 "부모들이 청사 내 로비에 돗자리와 텐트를 설치하고 취사행위, 숙박, 구호 외침 등으로 방문시민들의 불편과 정상적인 업무 추진에 지장을 주고 있다"며 "공무원의 피로도는 물론 농성자들의 건강도 걱정인 상황에서 진전이 없다고 판단되면 불가피하게 강제 퇴거 조치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 의정부지부 회원 100여 명은 지난달 12일부터 시청 중회의실 앞 로비에서 시에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설치 등을 요구하며 농성 중이다. 연대 측은 센터 설치를 비롯한 평생교육 바우처제도 도입 등 6개 정책안에 대해 시가 서면합의를 할 때까지 점거농성을 해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의정부=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