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한 선비가 과거시험을 보러 한양에 가고 있었다. 자신의 학식에 대해 자부심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던 그 선비는 장원급제는 따 놓은 당상이라고 여겼다. 큰 강을 건너기 위해 나룻배를 타고 가며서 선비는 노를 젓는 뱃사공에게 자랑하듯 말했다.

 "이보게 사공, 논어를 읽어 보았는가?"

 선비의 뜬금없는 질문에 사공은 대답했다.

 "논어라니요? 그게 무슨 책입니까?"

 사공의 대답에 선비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어찌 논어를 모르다니 그건 지금 몸만 살아있지 자네의 정신은 죽은 것이나 다름 없네"라고 말했다

 그 순간 큰바람이 불어와 물결이 계속 출렁거렸다. 그리고 나룻배가 전복될 정도로 휘청거려 위태로워지자 사공이 선비에게 말했다.

 "선비님, 혹시 헤엄을 칠 줄 아십니까?"

 배가 뒤집힐까 두려워 사색이 된 선비는 당황하며 "난 평생 글공부만 해서 헤엄을 칠 줄 모르네"라며 어쩔 줄 몰라 했다.

 그 말에 사공이 피식 웃으며 선비에게 큰 소리로 "그러면, 만약 이 배가 물결에 뒤집힌다면 선비님은 정신만 살아있고 몸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라고 비꼬았다.

 다행히 배는 무사히 강 건너편에 도착했고 배 위에서 크게 깨달은 선비는 학문보다 인격을 더 쌓은 후 과거시험을 보겠다고 다시 배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이 글을 보며 내가 어떻게 살아 왔는지? 그동안의 삶을 되돌아 본다. 남들에게는 ‘잘난 척 하지 말고 겸손하게 살아라’며 조언을 자주한 것으로 기억된다.

 그렇지만 나는 내가 조금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상대방의 의견을 묵살하고 또한 그를 무시하는 등 지키지 못하며 살았온 것 같아 부끄러워진다. 하지만 ‘교만과 겸손’이라는 위의 글을 보며 우리는 스스로가 완벽한 것처럼 생각하지만 분명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기쁘기도 하다. 또한 ‘교만함은 부족한 부분을 알아 차리지 못하지만 겸손은 그 부족한 부분을 알아 새로 채우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우리를 보다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는 교훈도 되새기며 살아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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