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추진비 쓰임새를 놓고 온 나라가 시끄럽다. 업무와 상관 없는 심야시간에 술집 등에서 사용하거나 서민들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고급 식당을 이용해 눈총을 받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시민들이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알지 못하도록 꼭꼭 숨기고 있는 행태다.
본보는 인천지역 10개 기초단체와 의회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분석하고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10개 기초단체 중 업무추진비가 가장 많은 곳은 동구다. 동구청장의 올해 업무추진비(기관운영+시책 업무추진비)는 2억3천380만 원에 달했다. 이어 부평구청장 1억2천937만1천 원, 중구청장 1억2천805만5천 원, 옹진군수 1억2천500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기초의회에서는 서구의회 의장단이 1년 동안 7천920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 부평구의회 7천860만 원, 연수구의회에서는 7천40만 원이 편성됐다.
문제는 업무추진비의 대부분이 ‘밥값’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계양구의회 의장의 경우 올해 2분기(4~6월)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총 30건 중 27건이 식당에서 사용됐다. 남동구의회 의장 역시 9월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17건 중 14건은 식당에서, 나머지 3건은 카페에서 사용됐다. 남동구의회 부의장은 8월과 9월 A식당에서 9만7천 원, 9만8천 원 등을 사용했는데, 해당 식당은 자신의 가족이 운영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업무추진비는 업무를 추진하면서 불가피하게 사용하는 비용이지, 의원이나 단체장의 밥값을 위해 편성된 시민들의 세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문영 인천YMCA 사무처장은 "업무추진비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시민들의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감시할 수 있는 근거조차 없어지는 것"이라며 "군·구별로 제각각인 업무추진비 공개기준을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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