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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어. /사진 = 연합뉴스
인천지역에는 청각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없다. 수어(手語)통역사 배치나 수어교육 프로그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다.

10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역 내 등록된 청각장애인 수가 올해 7월 1만7천522명에서 8월 1만7천818명, 9월 1만8천24명 등으로 매달 200~300여 명씩 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의료기관이나 공공기관 민원실 등 주요 기관에는 수어통역사가 거의 배치돼 있지 않다. 일반 설명회나 각종 행사 등에서의 청각장애인이나 언어장애인을 위한 수어 서비스는 더 기대하기 힘들다.

지역 내 일반인(청인) 중 수어 통역이 가능한 ‘수어통역사’는 지난해 기준 85명이다. 농인 중 통역사 자격증을 갖춘 ‘농통역사’는 27명이다. 그러나 고정적 수입이 되지 않는 등 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실제 통역사로 활동하는 사람들은 적을 수밖에 없다.

수어를 배울 수 있는 곳도 마땅치 않다. 현재 지역에서 수어를 배울 수 있는 곳은 인천농아인협회가 운영하는 수어교실 정도다. 기초반은 개강 때마다 20여 명이 신청할 정도로 관심이 많다. 지난 5월 개강한 기초반은 31명이 신청해 교육을 받았다. 문제는 학생 등 시민들은 관심이 있어도 수강이 자유롭지 않다. 비용 부담이 가장 큰 이유다. 수어교실 수강료는 기초반 8만 원, 중급반 10만 원, 고급반 12만 원 등이다.

다른 교육 프로그램을 찾고자 해도 협회 외에는 관련 강의가 거의 없다. 3~4년 전만 해도 일부 구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수어교실을 운영했지만, 이마저도 수어교육을 위한 강사를 찾기가 어려워 대부분 중단됐다. 일반적으로 수어교육은 수어통역사·농통역사 자격증을 갖춘 경우에만 진행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사진을 꾸려 정식 커리큘럼을 운영할 수 있는 곳은 현재로서는 협회밖에 없다.

협회 관계자는 "수어 보급이 많이 이뤄진 서울에 비해 인천은 이제 수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단계"라며 "학교나 단체 등이 협회에 요청하면 강사를 파견해 수어교육을 진행하는 식"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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