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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실 대한결핵협회인천지부 회장

매주 토요일이면 자연스럽게 고교 졸업 동기생 둘레길 모임에 마음이 가 있다. 바쁘다는 핑계로 빠지기도 하지만 가볼수록 마음이 편해지고 본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았지만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취미나 지난 직장생활에 맞춰 자리를 함께하는 자리가 아니기에 자연스럽게 과거 학창시절이나 주변 친구 근황에 대한 이야기로 병원 이야기, 과거 자신이 자랑스럽게 주장하는 영웅담에 대한 이야기 등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일부러 목소리 키워 자신을 잊지 않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건강을 위해 동기들 둘레길 모임에 열심히 참여도 하지만, 매일같이 시간이 나면 지역에 있는 어르신을 위한 인천노인종합문화복지회관에도 나가며 나 자신에 맞는 특기, 취미에 따라 수강 신청해 가슴 따스한 어르신과 함께 어울려 지낸다. 회관에 나가게 되면서 옷매무새도 살피게 되고, 계절에 따라 신발까지 살피게 될 뿐 아니라, 같은 또래와 함께 어울려 대화에 끼려면 뉴스도 보게 되고, 자질구레한 세상사에 관심을 더 갖게 된다. 물론 인천노인종합문화복지회관을 찾아 집을 나서다 보면 과거 함께 근무했던 옛 동료를 만나기도 하고, 그동안 있었던 주변 동료의 근황도 듣게 되고 이런저런 잊었던 고마운 기억을 되찾게 되기도 한다.

 이렇게 집 밖으로 나와 돌아다니게 되면서 생각지 못하게 함께 간단한 식사도 하거나, 근처에 있는 커피숍에서 음료를 서로 권하기에 걸을 수 있는 발걸음이 많아져 건강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마음이 가벼워진다. 나이가 들어서도 여러 연령대와 계층을 달리하는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대화하면서 활동을 하면 신체적 건강도 그렇지만 정신적으로 사회 전반에 대한 긍정적인 비판 능력이 높아져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사회 참여가 거창한 게 아니다. 복지회관 다니며 함께 어울리며 같은 취미에 모이다 보면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으로 더욱 가까워져 마음의 벽을 헐게 된다. 요즘 인천노인종합복지문화회관에 다니는 재미가 여간 좋은 것이 아니다. 동아리를 만들어 친목도 다지며 시간 나면 그동안 틈틈이 닦은 건강 체조 ‘댄스 스포츠’를 다른 복지회관이나 사회단체 요양원 등에 재능 기부로 공연할 때 더욱 보람을 갖는다.

 어르신네들에게 격렬한 운동이지만, 일종의 춤 세계이기에 먼저 배워 그런대로 리드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미숙한 여성 회원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서 가르치다 일어나는 스킨십을 성희롱이라고 우겨도 눈 질끈 감을 수 있는 것도 좋다. 과거 각 개인의 삶을 모르기에 같이 호흡하지만 가끔 자신의 자리를 넘어 천방지축으로 일상의 매너를 벗어나 설치는 누군가가 있어도 속으로 웃어 넘기는 점잖은 어르신네들이 ‘나잇값 못하는 그들 때문에 가끔은 살아가는 것이 다 그런 것’이라고 헤아릴 수 있는 무대를 열어준 회관이 가끔은 고맙다. 물론 동아리 회원이나 수강생에게 갈등을 줄 수 있는 안이한 복지회관의 강사 임용·관리 등의 자세에도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동아리 회원들이나 수강생들이 함께 호흡을 맞춰 운동을 하면서, 시간을 내어 사는 지역 이곳저곳 행사에 참여하면서 가끔 같이 별식을 먹어 보기도 하고 누가 어떤 옷을 입었는지, 왜 요즘 힘이 빠졌는지 하고 관심을 갖고 알려고 하는 게 어르신들의 사회 참여다.

 인천노인종합문화복지회관은 어르신 사회를 움직이는 사회 윤활유다. 회관을 찾아오시는 어르신들이 끼리끼리 어울리면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혼자 있어 불안과 우울감이 높아지는 어르신들에게 큰 안정감을 준다. 어르신이 찾아가는 우리 지역회관과 복지회관들이 지금보다 더 낮게 벽을 낮춰야 한다. 쉽게 다가갈 수 있고 관장과 스스럼없이 대화도 나눌 수 있는 광장으로 모두 내 이웃이 돼야 모두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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