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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켰다는 의혹과 관련, 경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2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자택에서 압수수색에 응한 뒤 늦은 출근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 8일로 취임 100일을 넘긴 이재명 경기지사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구설수에 오르면서 경기도청 공직자들 사이에서 리더십 발휘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폭 연루설과 여배우와의 스캔들에 이어 친형 정신병원 강제 입원 혐의로 인한 자택 압수수색까지 진행되자 도청 직원들의 사기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양상이다.

분당경찰서는 지난 12일 오전 7시 20분부터 이 지사가 거주하는 성남 자택과 성남시청에 수사관 40여 명을 보내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벌여 스마트폰 2대를 압수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임시절 권한을 남용해 작고한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고, 지방선거 기간에는 방송토론 등에서 이런 의혹을 부인한 혐의(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고발당한 것과 관련됐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취재진들에게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도 문제 되지 않은 사건인데 6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왜 이런 과도한 일이 벌어지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도정에 지장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내놓았다.

이같이 흔들리지 않는 도정 유지를 하겠다는 이 지사의 입장에도 7월 취임 이후 구설수가 수차례 이어지면서 도청 직원들과의 신뢰도 형성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남지역을 근거지로 하는 조폭과의 연대설이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제기된 데 이어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한 여배우와의 스캔들에서는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내용들까지 거론되면서 이 지사 스스로도 참담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압수수색이 이뤄진 다음 날인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 온라인상에서 회자되고 있는 여배우의 통화 녹취록과 관련해 "참담하고 수치스럽고 치욕적이지만 경찰이 지정하는 신체 검증에 응해 그런 ‘점’은 없다는 걸 증명하겠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도청 내부에서는 이미 도 산하 공공기관장 인선 과정에서 이 지사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결과가 도출되면서 리더십이 상처난 데다, 도청 직원들의 명찰 착용과 관련해서도 이 지사가 직원들의 반대 의견을 반영하는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도민 여론조사 결과 등을 통해 밀어붙이기를 한다는 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압수수색과 관련, 자칫 이 지사의 소환까지 이어질 경우 도청 직원들과의 신뢰 형성에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기도청 직원은 "아무리 업무에 집중한다고 해도 최종 결재권자의 여러 상황을 의식하지 않기는 어렵다"며 "현재로서는 도청의 정책이 묻히는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오는 19일에는 이 지사 취임 이후 처음 국정감사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이날 역시 야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도정보다는 이 지사의 구설수와 관련된 의혹 제기로 변질될 수 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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