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가 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중구 항동과 동구 만석동을 잇는 우회고가교를 철거하기로 했다. 사진은 우회고가교 일대 전경.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인천시가 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중구 항동과 동구 만석동을 잇는 우회고가교를 철거하기로 했다. 사진은 우회고가교 일대 전경.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시 원도심 활성화 사업이 역주행하고 있다. 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중구 항동∼동구 만석동을 잇는 ‘우회고가교’를 없애기로 했다. "전면 철거 방식을 지양한다"는 박남춘 시장의 약속이 지워지고 있다.

 15일 시에 따르면 길이 1.276㎞, 폭 18∼28m, 높이 약 15m의 자동차전용도로인 우회고가교를 철거하기로 했다. 총괄코디네이터(교수) 2명, 전문가 11명 등 자문단에게 의견을 물은 결과 전면 철거 방식이 낫다는 결론을 얻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부터 올 연말 마치는 우회고가교 활용 방안에 대한 용역에 철거사업비와 방식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시는 우회고가교에 남북으로 보행길을 만드는 것보다 철거해 평면도로를 만들고 동서로 횡단보도를 놓아 시민들이 오가는 게 낫다고 봤다. 또 전문가 의견에 따라 우회고가교가 바다 쪽 시야를 가린다고 판단했다. 특히 시는 서울역 인근 ‘서울로7017’과 달리 주변에 공장, 도로 등만 있어 보행길로 활용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시의 우회고가교 철거계획은 불과 2개월 전의 구상을 확 뒤집은 것이다. 당시 우회고가교를 ‘하늘공원(약 3만3천㎡)’으로 만들기로 했었다. 그늘막, 정자 등 쉼터를 설치하고 노천카페 등 휴게시설을 지어 이 일대에 부족한 ‘광장문화’를 입히기로 했었다. 상상플랫폼과 데크 형태의 다리를 놓고, 인천역(민간사업) 3층도 다리로 연결해 하늘공원 보행길을 만들려고 했다.

 우회고가교 주변은 차이나타운과 송월동 동화마을, 상상플랫폼, 올림푸스호텔, 월미궤도차량, 북성포구, 만석동 주꾸미거리, 만석·화수부두 등 관광지가 다양한 곳이다.

 우회고가교는 중·동구 주변의 다양한 관광지를 잇는 ‘허브’가 될 수 있다. 시는 2015년 12월 31일 개항창조도시 국토교통부 도시재생사업 공모 대상지 최종 선정 보도자료에서 우선적으로 내항 8부두의 핵심 앵커사업인 상상플랫폼 조성과 인천역 복합역사 건립, 보행친화적 교통환경개선 사업(우회고가교) 등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안병배(중구1)시의회 부의장은 "도시재생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남아 있는 건물을 보존하면서 주변과 함께 어우러지게 하는 것이 맞다. 우회고가교에 작은 카페를 만들고, 환경지킴이 등 일자리를 만들어 노인·장년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며 "8월 건설교통위원회에서 시 담당부서와 우회고가교를 찾아가 해외의 활성화 사례를 검토하고 주변 지역의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이해하지 못 하겠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우회고가교가)인천의 시야를 가려 북성포구 등의 활성화를 위해 철거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른 것"이라며 "시민 의견을 듣고, 예산을 세우고, 공무원을 설득하는 등 추가 과정이 필요하니 조금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만석고가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