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이 다면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공무원을 승진시키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박 시장은 15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승진인사 제도가 확립되기 전이라도 다면평가 하위 10%는 여한이 있어도 승진을 시키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일어난 인사 잡음 문제와 관련해 제도개선 방안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박 시장의 방침은 내년 1월 인사부터 적용될 예정이나 부작용과 반발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 다면평가 제도 자체에 효과와 공정성 문제가 끊이지 않아서다.

다면평가는 성실성·직무수행능력·조직관리능력·시정기여도·청렴도 등을 내부 공무원 중 상급자와 동급자, 하급자가 함께 평가하는 제도다. 평가자를 어떻게 선정하는지가 가장 중요하지만 인천시의 시스템은 ‘무작위’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노조의 입회 하에 상급자의 경우 전 직렬을 통합해 평가자를 뽑고, 동급자는 행정직과 기술직렬에서 절반씩을 무작위로 선정한다. 하급자는 직렬별로 동일 인원을 평가단으로 선정한다. 한 번도 함께 근무하지 않은 타 부서 직원을 평가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근무기간을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인해 연공서열 평가가 되거나 인기투표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렇다 보니, 패널티 적용에 앞서 제도 손질을 통해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서울시는 다면평가 위원을 현재나 과거에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 직원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현재 부서에 근무하는 동료 15명과, 다른 부서로 이동한 직원 등 총 50명이 평가자가 된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도 요구된다. 서울시 역시 올해부터 다면평가 패널티를 적용하고 있지만 부작용으로 제도를 일부 손질했다. 올해 1월 인사에서 다면평가 10% 이하에 해당하는 승진 대상자를 무조건 제외시켰다가 보완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7월부터는 하위 10%에 속하더라도 중간 점수인 35점 이상(50점 만점)일 경우 승진 대상자에서 제외하지 않고 있다.

시는 시장 지침에 따라 외부 전문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평가지표를 재정비하는 등 인사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다음 주 5급 이하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워크숍에서 나오는 여러 의견들을 반영하겠다"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고, 개선 방안에 따라 적용 시기도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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