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와 관우의 관계는 삼국지 무대에서 특별한 모습으로 보인다. 관우의 마음을 얻고자 하는 조조의 노력이 지극정성을 다하지만, 관우는 오로지 옛날 도원에서 결의한 의리를 지키려 유비를 찾아 떠나려 하는 것이나, 훗날 적벽대전 직후 화용도에서 패전한 조조를 못 본 척하고 살려주는 보답이 바로 그것이다. 관우가 허도에 머무는 동안, 조조는 금은보화, 미녀, 높은 벼슬, 적토마 등등을 선물하며 끔찍이 우대했는데 막상 떠난다고 하니까 이렇게 말한다.

 "관우는 재물로 그 마음을 움직일 수 없고, 벼슬로도 그 뜻을 달랠 수 없다. 나는 그의 이런 인격을 심히 존중한다. 아직 멀리 가지 못 했을 것이다. 뒤따라가서 내가 전송하려 하니 잠시 기다리라 전하거라." 관우의 의리에 대해서는 두말 할 나위도 없으나 조조의 사리분별이나 인격에 대한 사고의 일면은 재삼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당시 관우가 원소 진영으로 간다면 조조 진영으로서는 최악의 위기 상황이 된다는 건 분명한 사실인데도 선선히 보내주는 자세 말이다. 영웅으로서의 조조 모습을 재삼 헤아려 볼 일이다. <삼국지리더십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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