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화재를 예방·경계하거나 진압하고 화재, 재난·재해, 그 밖의 위급한 상황에서의 구조·구급 활동 등을 통해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을 보호함으로써 공공의 안녕 및 질서 유지와 복리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소방기본법을 두고 있다.

 이러한 중차대한 업종에 종사하는 소방관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귀중한 시민의 생명과 재산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얘기와 다름없다. 보도에 따르면 소방관들 중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2천42명이 화재, 구급, 훈련 도중 공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한 해 평균 408.4명이 공상을 입고 있는 셈으로 하루에 1명 이상꼴로 소방관들이 부상을 입는다는 분석이다.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지난해 특수 건강검진을 통해 건강 이상자로 분류된 인원이 10명 가운데 6명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나 소방공무원들의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한다. 더욱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소방공무원들의 자살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4년 이후 순직 소방공무원은 모두 16명이었으나 이 기간 스스로 생을 마감한 소방공무원은 총 46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지난 한 해에만 15명의 소방관이 스스로 생을 달리해 2014년 7명이었던 것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나타났다.

 소방관들은 자나깨나 다음과 같은 기도문을 떠올리며 화마와 싸운다. "아무리 강력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아이를 감싸 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떠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 저에게는 언제나 안전을 기할 수 있게 하시어 가냘픈 외침까지도 들을 수 있게 하시고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화재를 진압할 수 있게 하소서…."

 소방관들은 오직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화마와 싸운다. 이러한 성직에 종사하는 소방관들의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우리의 경제력도 이제는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소방관의 처우 개선이 그다지 어려운 것은 아닐 거다. 소방관의 건강이 곧 시민의 안전이다. 드러난 문제점을 조속히 보완해 소방관의 처우를 개선할 것을 재삼재사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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