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비만은 왜 생기고,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 순천향대학교 부속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홍용희 교수에게서 소아비만이 날로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알아본다.

최근 수십 년간 전 세계적으로 소아비만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로 소아 10명당 1.5~2명은 비만 또는 과체중이며, 고도비만아도 증가하고 있다. 소아비만은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고 성인기 질병과 사망률 증가로 이어지므로 반드시 관리가 필요하다.

비만 증가의 환경적 요인은 음식 환경 변화, 식품산업 발전, 핵가족화 및 맞벌이 가정의 증가로 인한 간편·즉석식품 섭취 증가, 고열량·고지방 식품 및 단순당 식품 섭취 증가 등이다. 또 아침 식사 결식, 외식 증가, 인스턴트 및 패스트푸드 섭취 증가, TV·게임·컴퓨터·스마트폰 등의 사용시간 증가로 인해 신체활동이 감소한 것도 비만의 주된 원인이다.

이 외에도 부모가 비만하면 같은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가진 아이들도 비만해지기 쉽다. 부당경량아(주수에 비해 작게 태어난 신생아) 또는 거대아로 태어난 경우에도 비만 발생 위험이 높다.

1세 이전 영아기 비만은 엄격한 식사 제한보다는 활동량을 늘리고 표준량 정도로 먹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단, 성장이 좋지 않으면서 심한 비만인 경우에는 의학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영아기 이후부터 약 6세 사이에는 체질량지수가 가장 낮아졌다가 다시 증가하는 시기인데, 이런 현상이 일찍 일어날수록 성인기 비만 확률이 높다. 이는 유아 시기가 이후 비만과 연관 질환 유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시기임을 시사한다.

영유아기의 식습관은 섭식의 기초가 되고, 소아청소년기 식습관으로 이어지므로 매우 중요하다. 식사 시간이 가족 간 대화 시간, 사랑과 애정이 표현되는 시간이 돼야 하고, 부모의 식습관에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부모의 태도가 중요하다. 아이가 커서 음식을 선택할 때 친숙한 것을 고르는 경향이 있으므로 다양한 종류의 이유식 및 유아기 음식을 제공해야 한다.

학령기 이후는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으므로 학교 급식과 신체활동 증진 프로그램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지역사회 및 학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고학년이 될수록 학업량이 늘면서 신체활동은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에 균형 있는 음식을 제공해 줘야 하고, 적절한 영양교육 및 신체활동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비만한 소아는 지방간, 이상지질혈증, 대사증후군, 2형 당뇨병, 성조숙증, 고혈압, 정신·심리적 문제 등의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나중에 살이 다 키로 간다고 안심하고 비만을 방치하면 안 된다. 일찍, 빨리 다 크기 때문에 최종 키에도 손해가 생길 수 있다.

소아비만에서는 약물치료를 거의 시행하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식이 조절, 규칙적인 운동과 꾸준한 생활 습관의 변화가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는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소아비만이 되기 전에 평소 부모의 관심 아래 적절한 활동량과 균형 잡힌 식습관으로 소아비만을 예방하는 것이다.

부천=최두환 기자 cdh9799@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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