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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교직원수련원.<인천시교육청 제공>

인천시교육청이 교직원 복지를 위해 수십억 원을 투입하려 해 말이 많다. 학생들의 복지는 뒷전이어서 더욱 그렇다. 학생들이 학교 화장실 개·보수 예산 부족으로 옛날식 변기인 ‘쪼그리 변기(화변기)’를 불편하게 이용<본보 10월 16일자 19면 보도>하고 있지만 시교육청은 교직원 복지를 위해 ‘제2교직원수련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본말이 전도된 것 같다는 얘기다.

 16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2021년까지 제2교직원수련원을 만들 계획이다. 제2교직원수련원은 폐교인 영흥초 선재분교를 활용해 짓는다. 옹진군 영흥면에 위치한 영흥초 선재분교는 2015년 2월에 문을 닫았다. 규모는 현재 운영하는 중구 을왕동 내 시교직원수련원과 비슷한 대지면적 6천㎡(건축면적 3천985㎡)로 지을 방침이다. 공사는 신축과 리모델링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업비는 84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시교육청은 교직원들의 자기계발과 복지를 위해 제2교직원수련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교직원 수가 증가하는 데다 장기재직휴가, 월례휴가제 등으로 수련원 사용을 희망하는 교직원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현 교직원수련원의 경우 주말과 공휴일 이용 경쟁률이 4대 1을 넘어 제2시설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든다.

 교직원수련원이 제공한 ‘2016∼2018년 수련원 평일 및 주말·공휴일 예약 현황’을 보면 2016년 주말·공휴일 경쟁률은 4.64대 1, 2017년은 3.89대 1, 2018년은 3.81대 1이었다. 하지만 평일 이용률은 달랐다. 공실률이 최소 30%에서 최대 80%에 달한다. 수입보다 지출이 2배 이상 많았다. 매년 운영비 등으로 5억 원을 지출하고 있다. 제2교직원수련원 설립 추진보다 평일 이용 확대 방안 마련이 필요한 대목이다.

 여기에 학생 복지를 위해 학교 노후 화장실 개선과 석면자재 교체, 강당·급식소 증축, 창호·냉난방기 교체 등에 사용할 예산 투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시교육청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무상교복과 사립유치원 무상급식 지원사업 등을 놓고도 인천시와 재원 분담 갈등을 빚어왔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됨에 따라 재정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무상교육 등과 관련해 인천시와 군·구 등에 매번 손을 벌리고 있는 형국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대다수 교직원들이 수련원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제2교직원수련원 설립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내년도 본예산에 설계비를 편성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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