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SLC.jpg
▲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SLC)가 인천 송도국제도시 6공구에서 건설 중인 아파트 건설현장 전경. /사진 = 기호일보 DB

‘개발이익 환수’ 문제가 얽혀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6공구 공동주택(A14블록) 개발사업이 첫 단추를 끼는 데 또 실패했다. 행정절차의 첫 관문인 경관심의에서만 3번째 ‘재검토 의결’을 받았다. 그러다 보니 업계에서는 개발이익 환수 문제로 인해 민간기업이 가혹한 처분을 받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16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SLC)가 제출한 6공구 A14블록(송도동 397-5) 공동주택 신축안이 이날 ‘제21차 경관심의위원회’에 상정돼 심의됐다.

 심의위원들은 외부 디자인과 아파트 동간 배치 등을 문제삼아 이 구역에 지을 예정인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3차’ 아파트에 대해 재검토 결정을 내렸다. 경관심의에서 재검토는 ‘탈락됐다’는 의미다.

 SLC는 6만6천46㎡의 이 터에 땅값 599억3천700만 원을 지난해 3월 인천경제청에 완납하면서 지속적으로 경관심의를 접수했다. 2015년 상반기부터 SLC는 인천경제청과의 합의에 따라 ‘151층 인천타워’ 개발을 중단하고 A11블록 공동주택단지 개발을 시작했다. 2016년 하반기에는 2차 단지인 A13블록의 분양도 순조롭게 마쳤다. SLC는 불어나는 사업비(금융비용) 등을 감안해 곧바로 3차 단지인 A14블록을 개발할 계획이었다. 이 블록에 지하 2층·지상 49층 12개 동, 총 1천137가구의 아파트를 설계했다.

 하지만 경관심의위원장을 당연직으로 하는 새로운 경제청 차장이 부임하면서 SLC의 계획은 제동이 걸렸다. 2017년 2월부터 6월까지 2번의 경관심의 결과 ‘재검토 의결’을 받았고, 이후 3번의 경관심의 신청서 제출은 접수 거부에 해당하는 ‘반려’ 처리됐다. 2017년 3월 21일 경관심의에서는 이번 심의와 같이 건축물 배치 등이 문제가 됐고, 같은 해 4월 16일에는 6·8공구 개발 공모사업 우선협상대상자였던 블루코어 컨소시엄의 개발계획을 경관에 반영하라고 위원들이 주문하면서 부결시켰다.

 그 사이 SLC는 매월 땅값에 대한 금융비용 2억∼3억 원을 금융기관에 치러야 했다. 이날 현재까지 수십억 원에 이르는 돈이 개발 지체로 인해 증발한 셈이다.

 인천경제청은 지난달 들어 6·8공구 개발이익 환수 시기와 방식을 놓고 SLC와 세부적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민간개발을 무조건 막을 수만은 없다는 판단에서 17개월 만에 A14블록의 경관심의를 수용했다. 여기에 SLC가 ‘커튼월룩’ 등으로 건축물의 심미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등 6공구 호수에 어울리는 경관계획을 준비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한편, 경관위원들은 관련 규정에 따라 공사비용을 상승시키는 경관계획을 요구할 수 없도록 돼 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A14블록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