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이 학생들의 복지는 뒷전인 채 교직원 복지부터 챙기고 나서 논란이 분분하다. 16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2021년까지 옹진군 영흥면에 84억여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제2교직원수련원을 만들 계획이다. 규모는 현재 운영하는 중구 을왕동 내 시교직원수련원과 비슷한 대지면적 6천㎡(건축면적 3천985㎡)로 지을 방침이라고 한다.

 제2교직원수련원이 교직원의 복지와 자기 계발을 위해 응당 필요한 시설이라는 데 이의는 없다. 더욱이 교직원의 복지향상을 위한 시교육청의 노력을 폄훼할 일도 아니다. 하지만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다. 이미 인천의 교육환경이 열악하다는 지적은 수도 없이 반복돼 왔다. 학생들이 학교 화장실 개·보수 예산 부족으로 옛날식 변기인 ‘쪼그리 변기(화변기)’를 불편하게 이용 <본보 10월 16일자 19면 보도>하고 있는 현실에서 ‘제2교직원수련원’ 설립 추진은 우선순위가 잘못 정해졌다. 여기에 학생 복지를 위해 학교 노후 화장실 개선과 석면자재 교체, 강당·급식소 증축, 창호·냉난방기 교체 등에 사용할 예산 투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물론 교직원 수가 증가하는 데다 장기재직휴가, 월례휴가제 등으로 수련원 사용을 희망하는 교직원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현 교직원수련원의 주말과 공휴일 이용 경쟁률이 4대 1을 넘어 제2의 시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도 동의한다. 하지만 평일 이용률을 보면 공실률이 최소 30%에서 최대 80%에 달한다니 제2교직원수련원 설립 추진보다 평일 이용 확대 방안 마련이 필요한 대목이다. 더욱이 수련원 운영 수입보다 지출이 2배 이상 많다 보니 매년 운영비 등으로 5억 원을 지출하고 있다. 하나가 더 늘면 그만큼 소요되는 인력과 예산도 더 필요하기 마련이다.

 금년에도 시교육청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무상교복과 사립유치원 무상급식 지원사업 등을 놓고 인천시와 재원 분담 갈등을 빚어왔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됨에 따라 재정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무상교육 등과 관련해 인천시와 군·구 등에 매번 손을 벌리고 있는 마당에 교직원 복지부터 챙기는 것은 별로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교직원의 복지를 위해 제2시설이 필요하지만 학생들을 위해 시급을 요하는 교육환경 개선부터 먼저 챙기고 추진해도 늦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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