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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종현 경영학 박사
# 강남 집값 중심의 부동산 가격 폭등

 강남 집값이 최근 2년 사이 폭등해 일부 초특급지역은 아파트 3.3㎡당 1억을 호가해 99㎡대 중소형 아파트조차 30억에 육박한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전해진다.

 집값 상승은 강남지역에 다수의 주택을 소유한 투자자들에게는 행복일 수 있으나 대부분의 국민에게는 심한 좌절감을 줄 수밖에 없다. 특히 이제부터 돈을 벌어 집을 장만해야 하는 젊은층에게는 희망을 줄 수 없는 암울한 구조일 수 밖에 없다.

# 최근까지 비교적 잘 관리되던 부동산 가격

 나는 외국을 비교적 자주 방문하는 편인데 아시아의 우리보다 별로 나을 것이 없는 나라들의 집값이 한국보다 매우 높은 경우를 자주 본다.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포동지역의 최고급 아파트는 낮은 국민소득에도 불구하고 3.3㎡당 1억을 육박하는 초고가 아파트가 즐비하다. 이는 중국 사회불안의 주요 요소로 한번 올라간 집값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부동산 가격폭등의 상징 지역인 런던은 물론 홍콩, 싱가포르의 고급 아피트 가격은 3.3㎡당 5억~6억대에 달해 100억대 주택이 즐비하다는 뉴스와 함께 집을 못가진 젊은이들은 과도한 주택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집안 계단 밑에 비상 커튼을 치고 생활하거나 친구들과 동거, 빈민촌 쪽방촌 등의 방법으로 궁핍하게 생활하는 뉴스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한국은 200년대 초에 부분적인 부동산 가격의 상승이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보면 부동산 가격은 경제수준에 비추어 큰 변동이 없이 안정적으로 관리돼 온 것은 국가적으로 큰 행복이었다. 경제학적으로 볼 때 집값은 소득 증가 수준만큼 상승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우리는 소득이 당시 2만 달러 수준에서 3만 달러 수준으로 상승하는 기간 외부의 경제위기에도 큰 경제 충격 없이 경제가 순항하는데도 집값 안정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 버블 경제의 원인은 탐욕과 비대칭적 정보 때문

 인간의 탐욕은 인류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부작용이 막대해 피해는 일반 서민의 몫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서 폐해는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인류 역사상 중요한 버블 경제는 영국의 남해회사 버블(1720), 네덜란드 튤립 버블(1638), 우리에게도 익숙한 일본의 부동산버블(1990대) 등 버블경제는 붕괴시 사회적 신뢰를 크게 무너뜨려 실제로 버블 형성에 아무런 관련이 없는 서민 생활의 파탄을 가져 오는 결과를 가져 온다. 우리나라도 1990년대 IMF 경제 위기 때 많은 서민들이 실직자와 도시빈민으로 전락하는 현상을 실제로 경험한 바 있다.

 버블경제의 투기가 발생하는 이유는 여러가지 있겠으나, 우선은 경기호전으로 여유자금이 풍부한 반면 적절한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한 경우, 대상 투자의 미래에 대한 과도한 신뢰, 비대칭 정보에 의한 탐욕집단의 가격담합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최근 여당의 핵심 국회의원 한 명이 정부의 부동산 개발관련 비공개 정보를 지인에게 공개하여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일부 특정인 만이 알 수 있는 비대칭적 정보를 통한 독점적 개발 이익 향유는 인간의 탐욕이 결합한 형태로 볼 수 있다

# 소득주도 성장과 요소가격 상승

 최근 한국은 최저 임금 대폭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은 직격탄을 맞아 가뜩이나 위축된 생계형 자영업자는 거의 빈사 상태로 추락하고 있다. 소득 주도 성장의 관점에서 본다면 임금 상승은 인건비 요소 가격의 상승으로 일차적으로는 분명 경제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이에 따른 파급효과를 생각하지 않은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같은 논리로 부동산값 상승은 최저임금 파열음보다 결코 문제의 심각성이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외국을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남미와 유럽을 방문하는 경우를 보면 교통비, 식비, 숙박료 등 생활물가가 너무 비싸 도심 한가운데 빈민촌 등을 쉽게 목격하는데 이는 인건비 등 요소가격의 부담이 생활물가에 전이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반면 최근 신흥 개발국가로 부상하는 베트남과 약 10년 전의 중국과 동남아의 국가를 여행하다 보면 음식료 및 주거비 등 생활 물가 수준이 매우 저렴해 소득이 낮더라도 살맛 나는구나 하는 느낌을 갖기도 한다.

# 집값 안정은 사회적 신뢰회복부터

 촛불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정책은 특히 임대사업자에 대한 우대정책, DTI 규제, 그린벨트 해제와 오락가락하는 용산개발 정책 등 즉흥적 정책의 양산으로 가뜩이나 기업투자의 위축으로 투자처를 잃은 대규모 자금이 강남3구 중심의 부동산 투기로 몰리면서 촉발됐다고 볼 수 있다.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 상실과 비대칭적 정보를 통한 개발이익 추구의 탐욕이 결합한 결과로 판단된다.

 부동산가격 폭등은 지금 다시 안정화 시점인 2년 전으로 돌아가기도 어렵지만 설령 돌아가게 될 경우라도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가져 올 수밖에 없는 문제로 후배 세대에게 안정된 사회를 물려 주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의 일관성 확보를 통한 신뢰회복과 시장원리에 의한 부동산 정책 시행이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할 단계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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