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수산부의 인천 내항 재개발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개발콘셉트 아이디어 국제공모에 당선된 인천지역 한 대학 산학협력단이 제시한 내항재개발 조감도.
▲ 해양수산부의 인천 내항 재개발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개발콘셉트 아이디어 국제공모에 당선된 인천지역 한 대학 산학협력단이 제시한 내항재개발 조감도.
인천시 도시재생의 핵심인 내항재개발 사업<본보 10월 2일자 1면 보도>이 ‘속 빈 강정’ 꼴이 될까 우려스럽다. 개발 콘셉트의 수(水)공간 이용계획이 짜임새도 없고, 주변 지역 원도심에 대한 경제 기반 구축에 대한 고려도 미흡하기 때문이다. 내항재개발은 개항창조도시(경제기반형)의 하나다.

17일 본보가 입수한 인천 내항재개발 개발 콘셉트 아이디어 제안서에 따르면 앞으로 내항 1∼8부두는 해양문화지구(상상플랫폼, 디지털아쿠아리움, 철도박물관, 해양박물관, 인포박스 등), 복합행정타운(행정타운, 예술의전당, 트렌드몰, 월드푸드코트, 3부두 상징광장 등), 열린주거단지(블록형 저층주거지, 하버워크, 플로팅아일랜드 등), 첨단산업단지(창업지원센터, 첨단물류혁신센터, 친수공원, 친환경 트램 등), 친환경생태공원(해양생태센터, 설탕박물관, 누들박물관, 호텔관광단지, 월미산 둘레길 등)으로 꾸며진다.

이번 콘셉트에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산업’이 정제되지 않은 상태다. 10여 년 전 마리나와 해양레저, 여객선 등 산업 분야와 수공간 이용계획을 담았던 용역에 비하면 턱도 없다. 마리나, 해양레저 등을 축으로 한 해양문화복합시설은 미래 먹거리로 해양도시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각 부두마다 다양한 콘셉트를 적용했지만 주변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짜깁기한 모양새다. 1부두의 해양박물관은 이미 월미도 갑문매립지에 지을 예정이고, 철도박물관은 의왕시에 있다. 예술의전당은 송도국제도시 아트센터 인천과 중복된다. 디지털아쿠아리움과 해양생태센터도 성격이 비슷해 중복 사업의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2부두와 6부두를 잇는 하버브리지는 필요성이 높은 편이 아니다. 월미도에서 소월미도 갑문을 잇는 보행연륙데크를 놓는 게 급선무다. 월미도∼소월미도를 잇는 다리는 지난해 시가 발표한 해양친수도시 조성 기본구상에 들어간 내용이다.

행정타운 조성도 실현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인천항만공사 땅인 부두를 중구가 사려면 3.3㎡당 500만 원 이상 줘야 하는 상황이다. 또 중구청을 옮기고 그 자리를 문화역사공간으로 꾸민다는데, 미추홀구 뮤지엄파크(복합문화단지)와도 비슷하다. 월드푸드코트와 트렌드몰은 주변 상권을 고려하지 않은 계획으로 지역 상인의 반발이 일어날 가능성이 짙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제안서를 선택하기 위한 공모였고, 개발 콘셉트가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내항재개발추진협의회에 이번 개발 콘셉트를 전달했고, 이달 또는 다음 달 안에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남춘 시장은 오는 25일 예정된 도시재생사업의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 장소를 내항 근처(인천역사자료관) 등에서 물색하고 있다. 내항재개발이 갖는 도시재생의 상징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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