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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매화초등학교 앞 주택가 담벼락에 CCTV 녹화 중, 담배 쓰레기 버리지 말 것’이라는 경고문구가 부착돼 있다.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통학로의 금연거리 지정을 거부하며 어린 학생들의 흡연피해에 둔감한 모습을 보인 수원시<본보 10월 16일자 18면 보도>가 이미 지정된 학교 주변 금연거리에 대한 관리도 소홀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수원시에 따르면 현재 지역 내에는 선일초등학교와 수원농생명고등학교, 율천고등학교, 영신중학교, 산남초등학교 등 총 5개 학교 주변에서 금연거리가 운영 중이다. 이는 수원지역 총 203개 학교(98개 초교, 56개 중학교, 46개 고교, 3개 특수학교)의 2.4%에 불과한 수준이다.

현재 운영 중인 학교 주변 금연거리 가운데 수원농생명고와 율천고·영신중·산남초 등 4곳은 시가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의 요청을 반영해 ‘수원시 금연구역 지정 등에 관한 조례’를 근거로 지정한 ‘청소년 참여형 금연거리’로, 8월 7일 지정·고시됐다.

선일초의 경우는 통학로에 위치한 아파트 상가 앞이 택시기사들의 쉼터로 이용되면서 불법 주정차와 흡연 문제로 수년간 학부모 및 주민들과 마찰을 빚어 오다 2016년 금연거리로 지정됐다.

그러나 여전히 이 지역에서는 흡연자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반면 시의 단속 등 관리는 소홀한 실정이다.

이날 등교시간 영신중과 농생명고 통학로의 금연거리에서는 담배꽁초가 수북이 쌓인 도로와 인도 위에서 아무렇지 않은 듯 흡연을 하고 있는 성인들 사이로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오후 1시께 선일초 일대 금연거리에서는 인근 아파트 상가 1층에 설치된 커피자판기에서 뽑은 커피를 손에 든 채 흡연을 하고 있는 성인들과 상가 주차장에 택시를 주차한 뒤 미리 마련돼 있던 플라스틱 간이의자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택시기사들의 흡연 모습도 눈에 띄었다.

사정이 이렇지만 이들 금연거리에서 적발된 흡연 건수는 선일초가 유일하며, 그마저도 1년에 8∼9회에 불과했다. 특히 해당 구역이 금연거리임을 알리는 표지(현수막)가 설치된 곳은 선일초 1곳에 불과할 뿐, 나머지 4곳은 어떠한 표지도 없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선일초는 매일 단속원이 현장을 찾아 단속을 실시(방학기간 제외)하고 있지만, 나머지 4곳은 올 연말까지 계도기간이어서 단속을 하지 않고 있다"며 "금연거리 표지 시설은 디자인 등에 대해 관할 부서와 협의 중으로, 올해 중 정비를 완료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단속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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