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나무 시니어봉사단’ 회원들이 지역 노인들에게 전달할 밑반찬을 만든 후 식사 자리를 가지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인천사회복지협의회 제공>
▲ ‘사랑나무 시니어봉사단’ 회원들이 지역 노인들에게 전달할 밑반찬을 만든 후 식사 자리를 가지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인천사회복지협의회 제공>
"노인들이 느끼는 외로움, 그리고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 등은 아무래도 또래가 가장 잘 헤아릴 수 있지 않을까요."

같은 정서를 공유한 동년배들의 외로움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봉사단이 있다. 인천시 남동구 소재 사랑나무희망나눔협회 소속으로 활동 중인 ‘사랑나무 시니어봉사단’이다.

봉사단은 70∼80대 단원 10명으로 구성된 노인봉사단이다. 교육실, 조리실 등을 갖춘 협회 사무실에서 지역 홀몸노인들을 위한 학습 지원과 밑반찬 조리 및 배달 등 다양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단원들이 가장 보람을 느끼는 활동은 역시 홀몸노인들을 곁에서 대하며 건강도 챙겨 줄 수 있는 밑반찬 지원사업이다. 단원들은 홀몸노인들이 놓치기 쉬운 영양소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이를 편하게 섭취할 수 있을 만한 밑반찬 메뉴를 개발해 직접 조리한다. 비슷한 나이만큼 음식 취향도 비슷해 노인들이 원하는 밑반찬을 척척 만들어 낸다.

뜨거운 불 앞에서 열심히 조리한 밑반찬은 매주 화요일 지역 홀몸노인 20명에게 배달된다. 인천재가노인지원서비스센터와 구월3동 주민센터, 남동구노인복지관 등이 추천해 준 명단을 토대로 2가지씩 40개의 밑반찬을 지원하고 있다. 일주일분의 밑반찬은 다음 배달까지 홀몸노인들의 균형 잡힌 식사를 도와주는 소중한 선물이다.

이연옥 협회장은 "우리 주변에 경제적으로 취약하거나 거동이 불편해 영양 공급이 미흡한 홀몸노인들이 있는데, 이들을 위해 밑반찬을 만들어 도울 수 있어서 모두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봉사활동을 하면서도 다같이 모여 허물 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동년배 친구들이 많아 단원들이 행복해한다"고 전했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학습 지원도 의미 있는 활동 중 하나다. 어려웠던 시절 미처 꾸지 못했던 학습에 대한 꿈을 늦게나마 이뤄 주기 때문이다. 협회는 노인들이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국어·영어·과학 등 과목별 학습을 돕는다. 53㎡ 남짓한 협회 사무실은 노인들에게 둘도 없는 배움터가 되곤 한다.

이처럼 또래를 위한 나눔에 앞장서는 봉사단의 활동은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 자원봉사 기자단을 통해 주위에 알려지기도 했다.

봉사단원으로 활동 중인 정해호(80)할머니는 "봉사활동은 이제 내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삶의 일부가 됐다"며 "이 나이에 누군가를 위해 뭔가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노인들이 ‘고맙다’고 말할 때는 이루 표현할 수 없는 보람을 느낀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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