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 경기도에 대한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끝났다. 이번 국감은 6·13 지방선거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지사가 승리하며 16년 만에 여야가 바뀐 경기도에 대한 올해 처음이자 유일한 국감인 만큼 시작 전부터 많은 관심을 불러 모았다. 사실 모두의 관심은 도정이 아닌 이재명 지사 개인사에 쏠렸다. 때문에 국감 전부터 많은 이들이 ‘독설 전쟁터’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지난 19일 오전 국감이 시작되자 야당 의원들은 기다렸다는 듯 "녹취록을 틀겠다", "지사 본인이 관련된 제소 현황을 제출하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에 이 지사는 예상 시나리오인 듯 대응하며 "도민의 정치적 선택을 받은 도지사의 개인적 사정을 조사하는 자리가 아니다"며 맞섰다.

 본격 질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며 곳곳에서 파행을 걱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경전은 여기까지였다. 국감이 진행되자 이 지사의 신상과 관련한 이렇다 할 추궁이 없었고 오히려 이 지사의 해명에 많은 시간이 할애되기도 했다. 이 지사 개인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이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국감이 별다른 공방 없이 싱겁게 끝났다.

 오히려 이날 키워드는 ‘인생무상’이었다. 국감 전부터 이 지사와의 설전이 예상됐던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이 "탈당 권유받고 경찰 압수수색도 받았다. 소회가 어떠냐"고 물었고, 이 지사가 "인생무상"이라고 답하며 함께 웃는 진풍경을 연출한 것이다. 같은 당 의원도 아니고 심지어 조원진 의원과 이재명 지사가 뜻밖의 케미를 선보이며 브로맨스(남자들끼리 갖는 매우 두텁고 친밀한 관계)를 뽐낸 것이다.

 그동안 경기도 국감에서 여야 의원 간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며 지사와 다른 당 의원의 공세가 펼쳐지면 같은 당 의원이 감싸주는 상황은 수없이 봐 왔다. 하지만 이재명 지사와 조원진 의원 간 브로맨스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그림이다. 국감 이후 언론은 이 두 사람의 케미 소식을 메인으로 전했다. 도정 점검은 말할 것도 없고, 각종 개인사 관련 의혹 제기 소식도 뒷전이었다. ‘인생무상’, 말 그대로 사람 일생이 덧없이 흘러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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