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한국지엠의 법인분할 계획에 반발해 청라기술연구소 부지를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박남춘 시장은 21일 페이스북에 "한국지엠 측에 제공한 주행시험장 부지 회수 등을 법률 검토하도록 담당부서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는 애초 GM코리아가 인천의 자동차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 고용안정에 매진해줄 것을 기대하며 부지를 제공했다"며 "그런데 현재 법인분리에 많은 분이 걱정하고 있고, 시는 법인분리에 대해 지엠노조 등 시민사회의 동의가 있지 않다면 부지 회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2004년 서구 청라동에 41만㎡ 규모로 조성된 한국지엠 주행시험장 부지를 당시 지엠대우에 빌려줬다. 30년 무상임대에 20년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이 주행시험장이 청라경제자유구역에서 외국인 투자유치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한국지엠은 지난 19일 주주총회를 열어 연구개발 법인분리 계획을 의결했다. 글로벌GM의 글로벌 제품개발 업무를 집중적으로 확대하고 한국지엠의 지위 격상과 경쟁력 강화를 꾀하기 위해 법인분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지엠 노조와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법인분할에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법인분리가 글로벌GM의 한국시장 철수를 위한 수순일 수 있고, 추가 인력 구조조정을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들은 법인분할을 막기 위한 대응도 더욱 구체화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주총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산업은행이 참여하지 못한 채 확정한 법인분리 의결은 원천무효라며 파업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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