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빈방문과 이탈리아·교황청 공식방문, 아셈 참석 등을 위해 유럽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덴마크 방문을 마지막으로 7박 9일간의 유럽 순방 일정을 마치고 21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문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를 국빈 방문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이탈리아·교황청을 공식방문하고, 벨기에에서 열린 아셈(아시아유럽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등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이번 순방의 최우선 목적은 지난달 3차 남북정상회담과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진전을 보인 한반도 비핵화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항구적 평화 정착을 앞당기려는 한국 정부의 정책과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산하는 것이었다.

문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 영국 정상을 차례로 만나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언급, 국제무대에서 본격적으로 이 문제를 이슈화했다.

특히 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을 북한으로 초청하고 싶다고 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뜻을 교황에게 직접 전했고, 교황이 김 위원장의 초청을 사실상 수락한 것은 이번 유럽 순방의 최대 성과로 꼽힌다.

아울러 남북과 미중러를 중심으로 논의돼 온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정착 구상에 대한 지지기반을 유럽까지 확대한 것도 또 하나의 성과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교황청 공식방문 중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김 위원장의 의사를 전달했고, 교황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공식 초청장이 오면 갈 수 있다"고 말해 사실상 방북 의사를 밝혔다.

화해와 평화의 상징인 교황이 방북 의사를 밝힘에 따라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구상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또한 문 대통령은 순방 기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정상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대북제재 완화 문제를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발맞춰 종전선언과 함께 또 다른 상응 조치인 대북제재 완화로 완전한 비핵화를 앞당기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그러나 19일 폐막한 제12차 아셈 의장 성명에서 각국 정상은 북한을 향해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 등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를 요구하는 데 머물러 문 대통령의 구상 실현에는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임을 시사했다.

성명에서 아시아·유럽 정상들은 북한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모든 핵무기, 여타 대량파괴무기, 탄도 미사일 및 관련 프로그램과 시설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다자회의인 아셈에서 한반도 비핵화 진전 상황을 설명하며 이에 대한 유럽 정상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한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 각국 정상들과의 정상회담에서 정부의 비핵화 구상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강봉석 기자 kb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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