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서구청 ‘즐탁’은 구 개청과 함께 시작된 역사와 전통의 탁구 동아리다.  <서구청 ‘즐탁’ 탁구 동호회 제공>
▲ 인천시 서구청 ‘즐탁’은 구 개청과 함께 시작된 역사와 전통의 탁구 동아리다. <서구청 ‘즐탁’ 탁구 동호회 제공>
‘똑·딱·똑·딱.’ 가로 152.5㎝, 세로 274㎝, 두께 2.5㎝, 높이 76㎝의 직사각형 녹색 테이블 위로 하얀 탁구공이 정신없이 오간다. 강한 회전이 걸린 채 평균 120㎞의 속도로 날아오는 작은 공을 끊임없이 받아 치는 모습은 가히 예술에 가깝다. 마룻바닥과 운동화의 마찰음, 거친 숨소리가 탁구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인천시 서구청 탁구동호회 ‘즐탁(Enjoy table tennis)’은 서구청 내 동호회 중에서도 가장 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즐탁’은 1988년 5월 인천직할시 서구가 개청하면서 구청 내 직원들의 친목 도모와 건강 증진을 위한 탁구동호회로 창단됐다.

‘즐탁’은 창단 때부터 순탄한 동호회 활동을 하지 못했다. 연습시설이 없어 구청사 빈 공간을 찾아 떠돌이 연습생활을 했다. 창단 당시에는 외부 사설 탁구장을 연습장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구청사가 신축된 후에는 구의회동 지하 대회의실 로비에 탁구대를 가져다 놓고 연습을 했다. 한때는 현재 구청사 본관 지하 방범CCTV관제센터 자리가 ‘즐탁’의 연습장이 된 시절도 있다. 지난해 제2청사 지하에 국제 규격을 갖춘 전용 탁구장이 만들어지면서 그들의 방랑생활은 종지부를 찍었다.

그동안 7명 남짓 회원들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던 ‘즐탁’은 전용탁구장이 생기면서 회원 수가 80여 명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즐탁’은 월 8만 원의 회비를 걷어 외부 전문강사를 초빙해 월∼목요일 탁구 레슨을 진행하고 있다.

‘즐탁’은 매년 개최되는 인천지역 공무원 탁구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지난해 이 대회 개인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며, 희망 부문(입문·초급자)에서는 3년 연속 우승했다. 20여 년을 연습장을 찾아 떠돌았던 ‘즐탁’의 역사를 돌이켜봤을 때 가히 입지전적인 성과다.

현재 이들은 ‘즐탁’의 고향과도 같은 지하 대회의실 로비에 직원들의 취미활동을 높이기 위한 탁구대를 설치했다. 또 레슨비와 준비물 비용이 기존 회원에 비해 저렴한 ‘왕초보 레슨’도 검토하고 있다.

김봉수 회장은 "더 많은 직원들이 탁구의 매력에 빠져 함께 운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다음 달에 있을 ‘부서 대항 탁구대회’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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