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쪽방가구를 아십니까!

김민기 전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8년 10월 23일 화요일 제11면

김민기.jpg
▲ 김민기 전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내가 번 돈을 혼란 없이 사회에 되돌려 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봤다. 세계 2대 갑부로 꼽히고 있는 ‘워런 버핏’이 자신의 전 재산 85%인 370억 달러를 사회에 기부한 뒤 한 말이다. 더욱이 그에게는 자식이 셋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재산을 상속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름을 남기는 길을 택하지 않고 아무 조건 없이 천문학적인 그 큰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것이다.

 그는 나보다 젊고 온전한 생각을 갖고 있으면서 돈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사람에게 주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는 판단이 들어 세계 제1의 갑부인 당시 ‘빌게이츠재단’에 기부액이 83%에 해당하는 300억 달러를 기부했다. 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도 1994년 자신이 설립한 빌게이츠재단도 기금 규모가 300억 달러의 세계 최대의 자선단체다. 빌 게이츠도 500억 달러에 이르는 재산 중 자녀를 위해 1천만 달러만 남기고 모두 사회에 내놓았다. "나는 부(富)를 사회에 돌려줄 책임이 있고 최선의 방법으로 돌려 줘야 한다고 믿는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재산환원의 기쁨을 실천한 분들도 많다. "자식을 대학까지 공부시키고 결혼시켜 아파트까지 사 줬으면 충분하지 않느냐"며 실향민 강태원(83)씨가 평생 모은 돈 270억 원을 어려운 사람을 돕는데 써달라며 사회에 기증했다. 또 전 재산을 사회에 헌납한 유한양행의 故 유일한 박사. 그도 유언장에서 재단법인 한국사회교육신탁기금에 재산 전부를 기증토록 지시했다. 미국에 있는 장남에게는 일체의 재산을 물려주지 않고 "너는 대학까지 졸업시켰으니 앞으로는 자립해서 살아 가라"는 유언만 남겼다.

 최근 중국의 세계적인 스타 주윤발이 자신의 전 재산 8천100억원을 사회에 기증했다. 그는 평소에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검소한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식들이 내가 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물려받을 수 없다"며 "부(富)가 왕조적으로 세습돼서는 안 된다"는 선진국 기부자들! 현인이 아니고서는 결코 할 수 없는 말이다.

 우리의 부자들과 선진국 부자들은 왜 이렇게 생각이 다를까. 아마도 그 이유는 부를 행복으로 바꾸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부를 행복의 원천으로 만드는 최선의 방법은 바로 나눔의 실천이 아닐까 싶다.

 판자문을 열고 몸을 구부려 들어가면 제일 먼저 재래식 연탄, 아궁이가 눈에 들어온다. 비집고 들어가 방문을 열면 한 사람이 누울 수 있는 3.3㎡ 남짓의 방이 있다. 부엌을 차릴 만한 공간이 없다. 이것이 쪽방가구다. 대부분 공동 수도를 사용하고 화장실은 공중화장실이다. 이 같은 쪽방가구가 인천에 500여 가구가 있다. 연령층은 50대에서 80대까지다. 그 중 여성이 20%, 남성이 80% 정도로 구분된다.

 이들이 이곳에 정착하게 된 동기는 무연고로 홀로된 노인, 자녀들이 비리고 간 부모들이 대부분인데 이 중 호적상 자녀가 있는 노인들은 그나마 정부가 지급하는 생활비 보조 수급 대상에 끼지도 못한다. 이들의 생활 방편은 길거리 노점상이나 보따리장수, 일일 노역자, 일용잡급이나 파지수집 등으로 하루를 연명해 가고 있다. 이 같은 쪽방가구가 서울에 3천600여 가구, 부산에 890여 가구, 대구 870여 가구, 대전 400여 가구, 인천이 470여 가구에 이른다.

 인생은 만남과 동시에 나눔이다. 기쁨도 행복도 만남에서부터 시작이다. 값지고 아름다운 삶은 나눔의 삶에서 출발한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어린 나이에 병마와 싸우고 있고 난치병 어린이, 끼니를 거르는 청소년, 가정의 해체로 힘들게 살아가는 가정, 홀로 생활하는 노인 등 우리의 손길이 필요로 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소외된 이웃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나눔의 실천은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내일이기 때문이다. 어느 때보다도 지금이 이들에게 눈을 돌려 말로만이 아닌 ‘복지인천’을 만드는데 시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행동에 나설 때 인천에 진정한 정체성이 만들어질 것이다.

 인천이 세계적인 도시로서 품격과 조화를 갖추려면 무엇보다도 우선하는 것이 노블레스 오블리주 (Noblesse oblige)의 성숙한 시민의 향기가 온 도시에 가득 차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명품도시다.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저작권자 ⓒ 기호일보 (http://www.kihoilb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