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금리 외압 여부를 두고 충돌했다.

여당은 박근혜 정부가 한은에 금리 인하 압박을 가했다고 공세를 펼친 반면,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 책임을 전 정부에 전가하려는 의도라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2014년 금리 인하 때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의 수첩 메모를 근거로 ‘박근혜 정부가 금리 인하에 부당한 압박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주열 한은 총재는 2014년 7월 한 포럼에서 금리 인하 효과를 부정적으로 이야기해 놓고도 8월에 금리를 인하했다"며 "이 총재가 한은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버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쭉 밀려오면서 부동산시장이 난리가 나니 지금 정부는 다시 금리를 조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경협 의원도 조선일보의 금리정책 기획기사와 관련해 안종범 전 수석이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언론과 금융당국, 기획재정부, 청와대가 한 팀이 돼 한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한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부동산정책을 잘못해서 서울 집값을 급등시킨 현 정부가 이를 모면하기 위해 한은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이 총재를 문재인 정부가 재임명해 놓고 금리를 인상하라는 말을 안 들으니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권 의원은 이낙연 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의 발언을 언급하며 "현 정부에서도 한은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발언을 계속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며 "정부는 경제정책 운영을 위해 금리 인상이나 인하를 주장할 수도 있는데, 그걸 가지고 마치 정부와 한은이 내통해 금리를 결정한 것처럼 말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1년 반 동안 경제정책을 엉망으로 추진해서 경제성적표가 참담하니까 핑곗거리를 찾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 때 금리정책을 잘못해서 우리 경제가 이 모양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주열 총재는 여야가 거론한 모든 인사에게서 전혀 개인적인 연락을 받거나 금리 인상이나 인하 여부에 대해 압박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 총재는 "정부 압박이 있다고 해서 그대로 금통위가 움직이는 가능성을 생각조차 해 본 적 없다"며 "금통위원들은 총재나 정부가 말한다고 해서 움직이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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