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 들어서면서 불교를 배척하고 유교를 숭상하면서 화장을 전면적으로 금하면서 당시의 매장문화가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 오고 있다. 유교의 매장 문화는 역사적인 측면에서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겠지만 왕권강화 목적으로 문화가 아닌 정책의 일환인 것으로 알고 있다. 15년 전만 하더라도 화장보다는 매장을 선호했지만 현재는 정부의 장려정책과 함께 국민들의 인식 변화로 인해 화장문화로 바뀌어 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화장률을 보면 84.6%를 차지하고 있고 이천지역도 사망자 중 81.6%가 화장장을 이용하고 있다.

화장문화가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것은 불교가 들어온 5세기께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화장을 한 인물은 신라의 승려 자장(590-658)으로 기록돼 있다. 이후 문무왕을 비롯해 효성왕, 선덕왕, 원성왕, 진성여왕, 효공왕, 신덕왕, 경명왕 등 8명의 왕이 화장된 것으로 보아 특정 종교 단체나 계급을 따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화장시설이 없는 이천시민들은 인근 도시 등으로 원정 화장을 가야 하고 그나마도 주말인 경우 4일장까지 치러야 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한다. 그래서 화장장 건립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시민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은 안 된다는 님비현상이 발목을 잡는다.

지난 2011년 주민공모로 화장장 대상지를 선정했다가 주민들의 반대로 한 달여 만에 유치 신청을 철회한 바 있다. 또 지난해 12월 이천시가 공동협약을 통해 공설 화장시설 건립을 추진했으나 용역 결과 사업 타당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또한 2014년부터 사설 화장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인근 주민들의 반대와 법적 절차상의 문제로 현재까지 진전이 없는 답보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늘고 있기에 화장시설을 기피시설이 아닌 복지시설로 인식을 전환해서 하루속히 건립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혐오시설인 쓰레기소각장을 유치한 저력을 가진 이천시가 공·사립 연연하지 말고 현명한 지혜와 과단력을 발휘할 절실한 시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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