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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실 대한결핵협회인천지부 회장

정년퇴임 전 학교 근무 때와는 다르게 오늘날 학교 사회가 많이 변했다고 한다. 특히 학교에서 공공의 안녕이나 복지에 온정을 기대하는 말을 붙일 수가 없다고 한다. 과거엔 내가 직접 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좋은 일에 같이할 수 있기에, 더욱이 보고 자라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교육적 효과가 있길 기대하면서, 직원회의 말미에 불우이웃 돕기를 말하며 ‘다음 달 급여에서 얼마를 떼겠다’고 동의를 구하면, 누구 하나 이의 없이 그대로 시행됐다. 특히 연말이면 ‘국군장병 위문 성금’은 단골 메뉴로, 어쩌면 그렇게 하는 것이 당시 열악하고 어려운 군 생활에서 국가 안보를 위해 밤 낮 없이 고생하는 장병들의 고생에 조그마하게 마음을 모았고 더욱이 어린 학생들은 시간 내어 위문편지를 써서 보내곤 했다. 아마 당시로서는 어쩔 수 없기에 하기도 했지만, 집마다 군 생활을 한 아버지, 삼촌 그리고 동네 아저씨 등이 있어 많은 군 이야기를 듣기도 했지만, 그보다 학교에서 행하던 교육적인 베풂이 이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 지금 같으면 준조세라고 야단칠 것이고, 당연히 국가가 책임질 것을 왜 국민 개인이 부담해야 하느냐 또 개인의 지출도 국가가 정하느냐 하면서 시끄러울 것이다. 특히 일부 학교 현장에서 보이지 않게 힘자랑하는 교원단체에서는 더욱 그럴 것이다. 더욱이 행정실과 선생님 사이에 처해진 업무 성격에 따라 학생 중심일 경우 행정 업무가 아니라고 하고, 선생님은 "우린 가르치기만 하지, 왜 성금이나 각종 기부 등 금품을 학생으로부터 징수해야 하느냐"라고 한다. 또한 일부에선 내가 성금을 내는데 나에게 쓴 내역을 알려주기는 했느냐 하며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물론 이제까지 좋은 마음으로 성금을 내줬으나 일부 사용자가 눈먼 돈으로 목적과 다르게 유용한 경우도 많이 봐왔기 때문일 것이다.

 1953년 결핵퇴치 기금을 모으는 캠페인에서 시작한 국민의 따뜻한 마음으로 모인 ‘크리스마스 실’ 성금은 사회적 약자인 노인,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 결핵 발견 및 지원, 학생 결핵환자 완치율 제고를 위한 결핵 완치 지원으로 쓰이는 학생 행복 나눔 지원, 결핵 홍보, 결핵 관련 연구, 저개발국 지원 등 결핵 퇴치 사업에 소중하게 쓰이는 성금이다. 연간 200만여 명의 결핵 검진 사업을 통해 결핵 조기 발견에서 노숙인, 외국인 근로자, 도서산간 지역주민 등 취약 계층 집중 검진, 불우 결핵 시설 후원 등 사업으로 건강한 대한민국 만들기에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 실이 앞장서고 있다. 내 옆에 있는 힘든 사람에게 도움 주는 선한 기부를 위한 성금 내놓기는 각자의 판단과 선택에 맡길 경우 모두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그 길이 멀고 어렵게 느끼기에 선한 사회 윤리체제를 통해 공동체에서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모임에서 그 활동을 전개한다.

 그런 역할을 어릴 적부터 할 수 있도록 각종 성금이나 기부 활동에 참여해 성장 후에도 자연스럽게 사회에서 승화 발전하도록 선생님의 지도로 학교에서 배우며 자라게 하고 있다. 선진국은 선생님과 사회 지도층일수록 공동체에서 봉사와 배려, 희생을 통해 품격 높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사회를 밝고 따뜻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하지만, 현재 학교에서 크리스마스 실에 대한 반응은 해마다 그 열기가 식고 있다. 특히 일부 선생님의 이기심으로 크리스마스 실 배송을 학교장에게 보고도 없이 반송해 학생들이 결핵협회에 전화해 ‘왜 우리 학교에는 안 보내느냐’고 묻는 경우도 있다. 학교 사회에서부터 내 옆의 어려운 이웃에 복지 공동체로 모두가 함께 하는 따뜻하고 정겨운 사회를 이루기 위해 보이지 않지만 도와줄 수 있는 공동체 문화가 선생님의 지도로 넘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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