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이 급등해 37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던데?" 며칠 전 일이다. 경기도내 농업관련 기관을 방문을 했을 때 한 담당자가 넌지시 물었다. 아마도 농업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최근 ‘쌀값’ 급등과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것 같다.

 맞다. 쌀값이 뛰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27.3% 올랐다. 오름세는 멈출 줄 모른다. 상반기 80㎏ 한 가마에 17만8천 원. 지금 대형마트에서 팔리는 햅쌀 소매가격은 27만 원대에 이른다. 지난해 10월 20㎏ 한 포대에 3만8천 원대이던 쌀 도매가격은 4만6천 원대, 소매가격은 5만∼6만 원에 달한다. 소위 이름 있고, 품질 좋은 ○○, ◇◇브랜드 쌀(?)은 8만 원을 웃돈다. 37년 만의 폭등이다. 쌀값이 오른 이유는 단순하다. 생산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올해 쌀 생산량은 397만t으로 역대 400만t을 밑돌기는 사상 처음이다. 하지만 라면, 치킨 등 우리가 흔히 자주 먹는 타 식료품값 상승과 비교해 보면 쌀값은 그리 놀랍지 않다.

 현재 기준으로 계산을 해보면, 쌀값은 80㎏ 기준 17만8천 원이다. 이를 밥 한공기(쌀 100g)로 환산하면 220원, 2017년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인 62㎏으로 계산하면 1년에 국민이 부담하는 쌀값은 13만6천400원 정도다. 이마저도 2018년 쌀 생산비 24만3천814원에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30년 전 가격으로 폭락했던 지난해 쌀값 12만9천 원을 기준으로 올해 27.3%나 쌀값이 폭등했다고 걱정이 태산이다. 수치상 가격이 급등한 것은 맞다. 그래도 걱정할 정도의 수준은 아닌 것 같다.

 비견한 예로 올 여름 폭염으로 지난달 농산물 중 시금치(72.2%), 상추(42.8%), 고춧가루(39.9%) 등이 올랐다. 같은 농산물인 채소류는 한 달 주기로 가격 롤러코스트를 경험한다. 이에 비쳐보면 쌀값 상승은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실제 대형마트에서 쌀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잘 알지 못하고 관심(?)도 없다. 쌀값 상승은 다른 세상 이야기일 뿐. 아파트값 상승, 최대 실업률, 국민연금 등 고민해야 할 것이 태산이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가 어려운 시기 어찌해야 할지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s)’이라도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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