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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덕천 부천시장
부천시가 환경부 주관 ‘그린시티(Green city)’로 선정돼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그린시티’는 환경관리 기반과 환경시책이 우수한 지자체에 주어지는 상으로, 이번 수상을 통해 부천은 명실상부한 환경관리 최우수도시로 인정받은 셈이다. 인구밀도가 높고 녹지가 부족해 환경이 열악한 자치단체로 꼽혀온 부천이 그린시티로 선정되기까지 적지 않은 노력이 있었다. 부천은 현대 도시의 환경문제에 초점을 맞춰 환경관리 기반을 마련해 왔다. ‘기후변화에 회복력 있는 도시’를 목표로 상습 침수 지역이던 도심지에 국내 최초로 폭우 재해예방 터널을 조성해 ‘침수피해 제로화’를 실현해냈다. 또한 도시화 과정에서 콘크리트로 복개됐던 심곡천을 시민들과 힘을 합쳐 도심 속 자연 생태하천인 ‘심곡 시민의 강’으로 되살린 점도 주목받았다. 시민 휴식공간 기능은 물론 열섬 완화에도 효과적이며 하수처리장의 재이용수를 활용한 생태적 복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린시티 심사에는 사업성과뿐 아니라 단체장의 정책의지와 정책방향에 대한 평가가 포함돼 있다. 시장으로서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그린시티로 선정되는 데 기여할 수 있어 한편으로는 뿌듯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상의 기쁨이나 뿌듯함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은 앞으로의 환경정책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이다.

 얼마 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195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승인하고 발표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다가올 홍수와 가뭄, 폭염과 해수면 변화 등을 막고 인류 생존을 위해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1.5도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가와 도시의 환경정책이 시민의 안전과 생존 문제로 직결됨을 시사한다. 다양한 환경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그리고 다른 지자체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친환경 정책을 발굴해 가려 한다. 무엇보다 부천이 환경정책을 개척한다는 자세로 세계적인 모델을 만들어 갈 생각이다.

 그 시작으로 시민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미세먼지 낮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후보 시절에 공약했던 미세먼지대책관실을 만들고 우수한 인력을 배치했다. 미세먼지 대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컨트롤타워가 될 것이다.

 특히 신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해 미세먼지를 모니터링하고 문제해결 모델을 발굴하는 ‘클린 부천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을 국토부의 지원을 받아 추진한다. 차량 통행량이 많은 도로 인접지역과 레미콘공장 밀집지역을 대상으로 ITS(지능형 교통체계)와 CCTV를 활용해 교통현황 등 미세먼지 유발요소 및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미세먼지 낮춤사업을 수립한다. 또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리빙 랩(Living Lab)을 구축, 운영하는 ‘도로 미세먼지 낮춤 R&D 사업’을 환경부 환경산업 선진화사업으로 추진한다. 리빙 랩이란 ‘일상생활의 실험실’이란 뜻으로 부천 전역이 미세먼지를 낮추기 위한 실험실이 되고 시민이 프로젝트의 연구자가 되는 혁신적인 플랫폼이다.

 미세먼지를 낮추기 위한 계획과 실행 내역을 스마트폰 앱(App)을 통해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시민 의견을 반영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도심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를 지원하고 운행을 단속한다. 매연 없는 전기자동차와 천연가스버스를 보급하고 노약자 등 건강 민감계층에 공기청정기, 미세먼지 마스크 등을 지원한다. 도심 속 실개천을 조성하고 여월천을 생태하천으로 가꾸는 등 자연친화적 수변공간을 늘려 미세먼지를 해소할 계획이다. 물론 미세먼지 해결은 자치단체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계속해서 선진 사례를 연구하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며 시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챙겨갈 생각이다. 그린시티 선정으로 환경부 사업예산을 우선 배정받을 수 있는 혜택을 기회로 삼아 더 다양한 시도를 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시민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생활 속 미세먼지 저감은 무엇보다 시민들의 참여로 빛을 발할 것이며, 정책 추진 과정에도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진정한 그린시티로 거듭날 부천, 시민들도 함께해 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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