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 건넜으면 배를 버리라는 말이 있다. 선거 당시 참모진에 대한 보은인사를 하지 못해 머뭇거린다면 그것은 도강을 하고도 배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인천시 미추홀구의회가 구청장의 ‘보은 인사’ 시도에 또다시 제동을 걸었다는 소식이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두 번째라 한다. 구의회는 지난달에도 별정직 공무원 5명을 늘리는 조례안을 부결시킨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구의회 기획복지위원회는 별정직 공무원을 늘리는 ‘인천시 미추홀구 지방공무원 정원 조례 일부 개정안’을 보류시켰다는 것이다. 해당 조례안은 5·6·7급 상당 각 1명씩 총 3명의 별정직 공무원을 늘리는 내용으로 알려지고있다. 구의회의 일관된 입장은 검증되지 않은 선거캠프 출신들에 대한 보은성 인사, 공무원 증원에 따른 혈세 낭비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구의회는 또 구는 전국 네트워크를 가진 사람을 뽑으려 한다고 하지만 채용하려고 하는 사람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다가 결국은 로비스트나 브로커가 필요하다는 말과 같다고 조례안 보류 이유를 밝혔다.

 배를 등에 지고 산으로 올라갈 수는 없다. 강을 건넜으면 목적지에 다다른 것이다. 또다시 무슨 미련이 남아 뱃사공에게 물으려 하는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선거 당시 후보를 도와 운동원으로 일했던 참모진 또한 후보자의 당선에 일조를 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하고 떠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당선인도 지역민에게 약속한 공약대로 자치행정을 펼쳐 지방자치를 성공으로 이끌 수가 있는 것이다.

 선거에서 당선된 자치단체장들 가운데 각종 비리에 연루돼 취임 후 임기를 온전히 채우지 못하는 단체장이 한둘이 아니다. 그러잖아도 6·13 지방선거와 관련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진 경기도 내 기초자치단체장이 5명에 이른다고 한다. 금후로 각종 혐의로 얼마나 많은 지방 선거 당선자들이 사법처리돼 온전히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도중하차 할 지 모른다.

 당선인들이 언제까지 보은인사의 부담을 떠 안고 갈 수는 없다. 공과 사를 냉철히 구분해야 하겠다. 사사로운 감정으로 인해 자치행정 인사에 무리수를 두어서는 안 되겠다. 지역 주민이 지켜보고 있다. 주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인사를 강행해서는 안 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